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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만화

현재론 페이스북에 갈 생각이 없으므로 음슴체.

나는 조그만 회사에 다니다 그냥 회사가 그럭 저럭 사정이 피게 되면서, 쪼금 더 큰 회사가 사서 계속 다니고 있었음.

근데 조그만 회사에 다닐때 고생한다고 받은 주식도 조금 있고, 
큰 회사 옮긴 후에도 주식을 조금 더 받아서 둘을 합쳐보니 나름 주식수입이 꽤 많아졌음. 
경력도 좀 짬밥이 되서 기본급이 20만불 조금 넘었는데 기본급과 보너스에 비해 주식이 만만치 않을 정도로 커졌음. 
요새 주식시장 상승세로 받을 에쿼티도 늘어난 데다 회사가 좀 커져서 편하다는 장점도 생김.

회사내에서도 짬이 좀 높아지니 누구든 대놓고 무시는 안하는 형편임. 
평범하기 그지없는 글쓴이에게 이렇게까지 대우를 해주는 회사에도 고맙고, 주위 사람들에게도 고맙게 생각함.

근데!
비슷한 대우를 받으시는 분들은 공감하겠지만, 완벽한 회사는 없슴. 
연봉을 아무리 많이 주더라도 나름대로 아쉬운 점도 있고 그럼. 
이를테면 하는 일이 좀 지겨워 졌다든지… 옛날 작은 회사 같은 분위기를 찾아볼수 없다던지… 
자기 잘하는 일과 분야과 완벽히 맞지는 않는다던지… 
새로 낙하산 떨어진 부사장이 꼽게 군다던지…

물론 참고 다니려면 충분히 참고 다닐만한 일인데, 
또 파랑새 효과라는게 있어서 혹시 딴데 가면 더 좋은데가 있지 않을까 싶은 마음도 간혹 듬.

왠만한 경력자들은 링크드인에 이력서 좀 잘 써서 올리면 리크루터들 편지 작살나게 온다는 것은 모두 아시리라 생각함. 
특히 베이에리어 살면 애플/구글/페이스북은 왠만하면 연락옴.

그런데 역시 이 리크루터들 편지 작살나게 오는게 왠만한 경력자들에게는 다 실속없는 것이라는것도 모두 아시리라 생각함. 
왜냐? 일단 경력자들이라면 나름대로 분야내 인맥도 있고, 다니고 있는 회사에서도 무시못할 대우를 받고 있을텐데 
여기 맞춰서 받는다는 보장도 없고, 퀴즈식의 인터뷰를 통과하려면 퀴즈 공부 전문으로 준비한 젊은 인력과 경쟁해야 되고, 
또 리크루터들이 설레발 겁나쳐서 경력에 전혀 안맞는 포지션에도 맞춰줌. 
리크루터는 진짜 저인망 그물이라고 보면 딱임…

하지만 본인이 실력도 있고, 인터뷰를 뚫고 갈 의욕도 있는데 현재 회사에서는 걸맞지 않게 푸대접을 받고 있다면 어떨까? 
이런분 들은 당연 인터뷰 고고싱~

나는 몇년 전만해도 이러한 현실을 인식 못하고, 몇몇 회사 (위 3사 아님) 에 인터뷰해서 오퍼를 받아본 결과 
참으로 깨는 결론을 얻었음. 
현재 회사에서 받고 있는 에쿼티에 매칭해서 오퍼를 준다고 해서, 
월차쓰고 인터뷰 몇차 진행해서 오퍼를 받았는데 진짜로 현재 에쿼티 받는 거에서 플러스 보태주는데는 한군데도 없었음. 
당해본 결과 오퍼 만드는 인사과 놈들 흔히 쓰는 구라가, 
“우리는 주식옵션 몇주 줄건데 이게 몇년내로 주식값이 두배 되면 이만큼의 가치가 있다, 
그러니까 오퍼의 실제 가치는 얼마다” . 이 ㅅㅂ 놈들이… 
니네 회사 주식이 몇년내에 확실히 두배 될걸 알면 내가 왜 회사를 다니냐? 그냥 주식 산다.

그후로 링크트인에서 오는 리크루터 입질은 “현재 회사 에쿼티 때문에 못간다”를 
cntl-C, cntl-V 해서 리크루터 이름만 바꿔서 응답을 보냄. 
그럼 리크루터 10이면 9는 “아 알겠다, 잘 지내고 나중에 연락하자” 함. 
간혹가다 “에쿼티 현금으로 사인업 보너스로 줄께” 하는 미친 답이 올때도 있으나 이런것은 중국업체라 불안해서 못감. 
혹시 정상적인 업체에서 비슷한 제안을 하더라도 왠만해선 받아들이기 힘듬. 
왜 그럴까? 지금 받아서 가지고 있는 에쿼티는 그동안의 노고에 대한 회사의 인정이자 보답이라고 보니까 
계속 다니면서 받아 먹는게 마음이 편한데, 
사인업 보너스는 일종의 빚이라고 봄 
일단 이만큼 현찰로 빌려줄께 혹시 이 회사에서 그만큼 붙어있지 못하면 반납하라는… 
(연봉 높으신 분들은 일시에 몰아서 받을때 올라가는 택스 브래킷 문제도 만만치 않음) 글쓴이가 이렇게 소심함.

어쨌거나 페이스북 리크루터 한테 한번 메일을 받았는데, 
“에쿼티 때문에 못간다” 했더니 쿨하게 작별인사해서 그걸로 끝인줄 알았음. 
그런데 그뒤로 몇번 메일을 보내 안부를 묻더니 한번은 엔지니어 초청 팀소개 및 피자+맥주 파티를 한다고 함.

글쓴이는 맥주를 무지 좋아함. 근데 초대시간이 저녁이라 퇴근해서 집에가서 쉬고 싶은 생각에 응답을 안했음.

근데 알고보니 주위에 동료중 한명도 초대를 받았음. 이 친구도 맥주 무지 좋아함. 
아, 왓더헥. 그럼 같이 한번 가보자 하고 서로 약속을 했음.

퇴근시간에 가보니 101 옆에 붙어 있는데다가 옆에 이스트 베이로 빠지는 다리가 있어서 트래픽 엄청 심함. 
건물은 밖에서 보니까 왠지 유럽식 건물같고 해서 멋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들어가 보니 오래되고 낡아서 좀 실망. 
분위기도 밝고 산뜻할 줄 알았는데 음침하고 비좁음.

결정적으로 팀소개 끝나고 맥주와 피자가 왔는데, 피자는 식어 빠져서 딱딱하고 맥주는 병맥주…
보는 순간, 아 ㅅㅂ. 내가 이거 먹으려고 그 트래픽을 뚫고 여기까지 왔단 말인가 하는 생각이 듬. 
갑자기 집에서 아빠 없이 저녁을 먹었을 아이들한테 미안해 짐. 
더 놀라운것은 그 팀 직원들은 아무 표정없이 행복하게 피자를 먹고 있던것.

최소한 맥주 파티 초대라고 했으면 생맥주 케그를 두 세 종류는 가져다 놔야 되는것 아닌지…. 
물론 미국의 검소한 문화를 잘 이해 못하는 내 착각 일수도 있음. 
하지만 최소한 이런것을 느낄수는 있었음. 
이 회사는 보통 기준으로 돈은 많이 줄지도 모르겠지만, 사람을 잘 위해주는 회사는 아니구나.
암튼 끝을 어떻게 맺어야 할지 모르겠지만 그렇다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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