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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만화

3부.
졸업하고 나는 지영이를 볼 일이 있을 줄 알았는데

전혀 없더라. 그당시엔 공학도 전혀 없었고

부자동네 사는 걔랑 나는 집도 굉장히 멀었거든

정말로 졸업앨범 보고 전화하지 않는 한.

방법이 전혀 없었음ㅠㅠ

내 고백에 대한 대답도 전혀 듣지 못했고,

너무너무 소식도 궁금했지만,

용기가 없어서 차마 연락해보지 못했다.

그러다 중학교도 졸업하고, 고딩이 되서 여친도 사귀었지.

지영이에 대한 건 정말 까맣게 잊고 살았다.

부자학교가 아닌 곳에서 학교생활을 하다보니

정말 평범한 학생이 됐고, 친구들과도 즐겁게 지냈다.

그러다 고2때 당시 여친이랑 헤어졌고,

당시 다모임이란 사이트가 유행했음

난 정말 그 사이트 보자마자 걔부터 찾았음.

모여고에 다니고 있더라. 그것도 인문계.

공부 진짜 더럽게 못했었는데...

실시간 다모임 접속자랑 채팅이 가능했는데,

그때 걔가 접속이 되어있더라고.

순간적으로 무지 고민하다 채팅을 신청했는데 받더라.

난 덜덜 떨면서 안부를 물었는데, 

걘정말 아무렇지 않게 인사하더라.

그렇게 얘기 하다가 언제 얼굴이나 한번 보자. 이랬는데

아. 요즘은 바빠서 미안. 이러더라.

솔직히 충격먹었다.

내가 날짜를 확실히 정한 것도 아니고,

그냥 막연하게 얘기했는데, 거절의 답이 돌아올 줄은...

그러다가 당시 많이 다니던 종합학원에 등록했다.

고3이다보니 열심히 공부했는데,

그학원에 걔랑 같은 여고애가 다니더라.

좀 친해지고 넌지시 물어봤지. 지영이 아냐고. 동창이라고.

그랬더니, 아주 경기를 하면서 질색하더라.

완전 노는애고, 공부도 못하고,

남자는 많고, 집이 부자였는데 아버지 사업이 망하고는

가출해서 학교도 안오고, 그랬다더라.

가출했을 때 남자애랑 동거한다는 소문도 돌았다더라

충격이었지. 엄청 예쁘고 인기많은 아이였으니까.

근데 그런말 들으니 정이 떨어지지 않고 왠지 측은했다.

나도 초딩때 병신취급 받고 그럴 때,

내 유일한 친구이자, 짝사랑이자, 희망이었거든.

진짜 암것도 없이 걔네 여고 앞에 찾아갔음.

근데 그렇게 만날 수가 있겠나. 두번 하고 포기 했다.

그래서 이번엔 걔네 어머니가 하던 노래방으로 갔다.

집의 위치는 기억이 안나더라고.

노래방이 인쇄소로 바뀌었더라. 그래서 포기하고 가는데

중딩하나가 지나가더라.

딱봐도 지영이 동생인줄 알겠더라고. 기억도나고.

걔야 당연히 모르겠지. 그래서 몰래 따라갔음ㅇㅇ

근데 예전 기억이 나더라 집앞에 가니까.

여전히 그 집에 살더라고. 

집이 망한건 헛소문인 가보다 했지. 

그날 당장 집에 돌아갔다. 그리고 다음날이 일욜이라

목욕하고 깨끗이 준비해서 그집앞에 가서 서성댔음ㅋㅋ

나올 때 까지. 문틈으로도 살펴보고

담너머로 점프해서 쳐다도 보고

진짜 스토커가 따로 없는 수준이었지.

한 3,4시간 지났나? 걔가 나오더라.

아무렇지 않은척, 지나가는 척 하면서

어! 지영아? 이랬다ㅋㅋ 진짜 개병신 이지ㅠ

근데 나보더니 살짝 어색하게 인사만 하고,

약속있다고 가더라. 하긴 일욜에 약속이 없을리가 없지.

그리고는 진짜 집에 와서 그냥 다 잊으려고 했다.

속으로는 욕도 무지하게 했지. ㅅㅂㄴㅅㅂㄴ 하면서

그리고 3개월정도 뒤에 수능치고

난 대학입학 했다. 재밌게 지냈음.ㅋ 정말로.

그러다가 어머니가 내 핸폰으로 전화가 오셨다.

초딩동창 지영이가 전화왔다고. 앨범보고 전화했나보더라

핸드폰 있으니 직접연락 하라고 하셨다는데, 

전해만 달라고 했다 하시더라고.

당장 전화 했지 집에가서. 호구 ㅍㅌㅊ?

그랬더니 잠깐 보자더라. 당장 만났다.

옛날 초등학교 앞에서.

만나서 얘기좀 하다보니, 그 땐 미안했다 하더라.

다모임 채팅 할 땐 남친이 옆에있어서 거절했고,

집앞에서 봤을 땐 또 헤어지고 새로생긴 남친이

집앞에 데리러 오기로 해서 보고 오해할까봐 빨리갔다더라

그말들으니 예전 학원여자애 말이 생각나면서

실제로 그런가보다 싶었지.ㅇㅇ

부탁이 있어서 연락 했다더라. 과외 좀 해줄수 있냐고

내가 니동생 과외냐 물어보니, 자기 과외라더라.

대학가고 싶다고. 졸업도 억지로 했다더라.

집에서 재수시켜줄 돈도 없고 해서 나한테 부탁한다더라.

그때 다 얘기해주더라. 집이 망했다고.

비싼집에서 그대로 살지않냐 했더니,

그집은 팔았고, 그집 뒷쪽에 구석으로 작은방이 있는데

거기서 월세로 산다더라. 갑자기 마음이 찡했다.

알겠다고 하고, 과외 해주는데 조건이 있다고 했다.

6년전에 내가 고백한거 대답 해달라고. 이불킥ㅅㅂㅅㅂ

그랬더니 걔말이, 나는 공부도 열심히 하고 착한애고,

자긴 진짜 남들이 보면 양아치년이고 하니까,

안된다고. 6년전에는 받아주려고 했는데,

내가 대답도 안듣고 도망가서 말 못했고,

그뒤로 연락도 없어서 그냥 자연스레 잊혀졌다더라.

자기 대학 가면, 그래도 좋으면 만나자더라.

콜했지뭐. 진짜 열심히 공부했다 둘이서.

초딩때 방과후에 공부 가르치던 것도 생각나고 참 즐거웠다

내가 쓰던 교재도 다 줬고, 진짜 사람하나 살렸다 싶었다

좋은학교는 아니지만, 나름 중위권 학교로 가게 됐고,

입학증 받을 때도 같이 갔다.

집에 돈 없다고 등록금 준비해야 된다고 알바할 때,

나도 같은집(배스킨31)에서 분홍모자 쓰고 일했다 ㅅㅂ

물론 나는 한달만 했다. 힘들어서 ㅋㅋ

그리고 알바비 59만원 받은거, 무수리 떼고

50만원 줬다. 근데 안받더라. 결국 몰래 가방에 넣어줬다

진짜 이정도면 개씹호구 아니냐?

그리고 사귀자고 말하고 싶었는데....

ㅅㅂ 입대가 한달 남은 상태였다.

진짜 사귀자고 입이 안떨어지더라 도저히. 

초딩때 부터 10년 정도 좋아했는데

말할 수가 없었다. 군대 한달 남은놈이 사귀자 하는게

과연 가당키나한가 싶더라.

그냥 군대가는데 논산까지 같이 가줄래? 물어봤다.

같이가자고 하더라. 둘이 전날 논산 근처가서 숙소 잡고,

하루 잤는데...도저히 건드릴 용기가 안났다.

참고로 아다는 아니었음. 그런 류의 용기가 아니라,

좋지만 뭔가 죄짓는 기분?ㅇㅇ

둘이 맥주 좀먹고 자려고 할 때, 무릎베고 자도되냐고 했다.

그러라고 하더라. 무릎베고 진짜 그냥 잤다.

새벽3시쯤? 기척에 놀라서 깼는데 아직 그자세 그대로더라.

울고 있더라. 그래서 나도 일어나서 울었다.

진짜 둘이 부둥켜 안고 날 밝을 때 까지 울었다.

그리곤 입대했지. 2년 2개월간 어떻게 버티나 싶었다.



4부.
군대에서 첫 편지를 부모님께 쓰고,

두번째 편지를 지영이에게 썼다.

근데 군대에선 편지 부심이 좀 있지 않겠냐?

그래서 무지 기대했는데... 많이 오더라

진짜 행복했다. 휴가 가서 사귀자 할까 고민도 하고

그러다 자대배치 받고 전화도 계속했지.

그런데 백일휴가 직전쯤? 연락이 안되더라.

핸폰으로 전화하니까 없는 번호라더라고ㅋㅋ

아 벌써 고무신인가 했지ㅜㅠ

하긴 사귄것도 아니니 고무신도 아닌가 하며 

스스로 위로하고 지냈다. 나도 더이상 편지도 안보냈지.

백일휴가 때 수소문 했더니, 

예전에 같이 가출 했던 남자랑 다시 만나는 것 같더라.

좀 배신감도 느껴졌다. 내가 진짜 얼마나 쏟아부었는데...

그리고 6개월쯤? 지나서 일병 때,

뜬금 면회가 왔다. 올사람도 없는데 누구지?했다.

나가니까 지영이더라. 얼굴 보고 진짜,

바로 다시 뒤돌아서 막사로 돌아갔다. 1초도 안망설이고.

사귄것도 아니었는데, 무지 배신감이 들었었나보다.

근데 면회소 담당병사가 일지 적으라고 불러서,

어쩔수 없이 다시 들어갔는데 걔가와서 붙잡더라.

그래서 잠시 닭뜯으면서 얘기했다.

미안하다고 하더라. 걔가 집앞에 찾아와서 난리치고,

막 그러는데, 자기도 예전에 많이 좋아했어서,

매몰차게 그러질 못했다고.

그담날 울면서 매달리길래, 다시 시작하기로 했다가,

역시 예전처럼 비슷하게 다퉈서 헤어졌다더라.

웃으면서 10년간 너한테 매달린 나는 병신이냐 했더니,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싶었다고 하더라.

나도 이제 가볍게 마음 먹고 싶다고 했다.

그냥 사귀자고 했다. 난 군인인데 사귀려면 사귀고,

말려면 모른척하자고 했다. 인연 끊자고.

그랬더니, 전역하고 사귀자고 하더라.

지금부터도 사귀는거랑 똑같지만, 전역후에 사귀고

지금은 자기가 미안한 마음부터 풀고 싶다더라.

나는 또 받아줬지 ㅅㅂ

그때 부터 진짜 전역 때 까지 격주로 면회왔다.

도시락 싸들고. 일병말 때부터 1년반 가까이.

휴가 때는 자기는 한달에 두번씩 꼬박 보고,

평일에는 알바해야하니,

친구들이랑 놀고 부모님이랑 식사하라더라.

별로 거부감 없이 그렇게 지냈다.

전역까지 그렇게 지극정성으로 그렇게 해주니,

나도 마음이 풀리고 다시 좋아져버렸다. 예전보다 더.

전역하는 날 역에 마중왔길래 보자마자 사귀자 그랬다.

그날이 내가 걔랑 처음 사귄날이다

그때부터 진짜 행복했다. 서로 학교는 달랐지만,

난 월요일 수업을 빼고, 걔는 금요일을 다 빼서

월욜엔 내가 지영이 학교가서 놀고

금욜엔 지영이가 우리학교와서 놀았다.

당연히 자연스럽게 관계도 가지고 했다.

난 두번째 여자라서 좀 익숙치 못했는데,

지영이가 잘리드해줬지. 근데 그런 과거에 대한건 진짜,

싹 잊어버렸다. 기분 나쁘지도 않았다.

우리학교 빈강의실, 화장실, 동아리방.

지영이네 학교 빈강의실, 옥상 등등.

진짜 별의 별 곳에서 다해본 듯.

한애랑 두학교를 넘나들었던건 참 특별한 기억이지 싶다.

도시락도 우리학교에 자주 싸왔고,

내가 3학년이 되니까, 걔는 취직을 했다.

큰 곳은 아니지만 작은회사의 경리직으로 일하게 됐다.

예전처럼 자주보진 못했지만,

일 없는 날은 학교놀러와서 도시락 싸와서 같이먹고,

여전히 학교에서 숨어서 자주했다ㅋ

내생일이 11월인데(어찌보면 걔가 연상이지 걔는 8월)

생일 때 펜션 놀러갔을 때, 밤에 자려고 할 때,

몸에 선물용 리본 감고 나온적 있음ㅇㅇ

내생에 최고의 선물이었지 않나시프요

맨날 보던몸인데도 진짜 깜놀했음.

뭐 이런얘긴 각설하고,

내가 4학년이 되서 취직 할 때가 되다보니 너무 예민해졌다

그러다 보니 슬슬 다툼이 많아지기 시작했다.

문제는 지영이도 회사다니는게 힘들다 보니

같이 짜증으로 받아치기 시작한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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