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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만화

3년째 금연하는 이야기

참치는C 2023.07.06 17:01 조회 수 : 823

나는 나름 어릴때부터 피우기 시작했고,

오랜기간 피지는 않았지만 짦은 기간동안 정말 담배를 좋아했다.

담배를 너무 좋아해서 많이 필때는 두갑씩 피워댔으니...

담배를 습관적으로 피는 사람들과는 다르게 한대 한대 필때마다 정말 담배를 "느끼면서" 피웠다.

그만큼 담배를 좋아했고, 담배를 피우면 정말 거짓말처럼 기분이 좋아졌다.

내가 가장 좋아했던 담배타임은 일어난 직후 해가 뜨기 전

시원한 바람을 맞으면서 어둑어둑한 밖을 바라보면서 담배연기를 쭈욱~ 빨아들여서 내뱉으면

그렇게 행복할수가 없더라. 

약간 비가 오는 날씨나 굉장히 추운 날씨에는 연기량도 많아지고 감성에 젖어서

그때 피는 담배는 정말 맛있었지. 

그리고 약간 가벼워진, 다리에 힘이 풀리는 기분으로 하루를 시작할수 있는건

흡연자만 느낄수 있는 특권이라고 생각한다.

자고 일어나서 피우는 담배, 오랫동안 피우지 않다가 피우면

머리가 가벼워지면서 다리에 힘풀리는걸 싫어하는 흡연자들도 있던데

나는 이걸 너무나 좋아했다.

한번은 금연 결심하고 몇일간 담배를 안피운적이 있는데 당연히 실패했었고, 한대 피웠을때

정말 일어나지도 못할정도로 다리에 힘이 풀리면서 기분이 너무 좋아서

바닥에 쓰러져서 미친놈처럼 웃기도 했었다.



금연을 결심한건 3년전, 왜그랬냐고 물어보면 

글쎄..

그때 담배를 피울 이유가 없어졌다. 

내가 비교적 어릴때 담배를 배웠다고 썼는데,

담배를 배운 결정적 이유가 나한테 개인적으로 좀 힘든일이 있었다.

아버지가 정말 담배를 좋아하시고 간접흡연으로 인해서 니코틴에 "맛"을 알고 있었는지,

영화나 드라마를 통해 배웠는지 모르겠지만

그 당시에 담배 한대를 물고 피우면 내 모든 걱정과 근심이 사라질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확신했다.

어릴적 아버지가 담배를 좋아하시는걸 너무나 싫어했던 나로써

참 상반되는 감정이 공종했지만 그때는 담배를 피우지 않으면 안될정도로 담배를 갈망하게 되었고

다른 학생들과 좀 다르게, 허세나 멋을 부리고 싶어서가 아닌

어떻게 보면 정말 필요에 의해서 담배를 손에 쥐게 된거 같다.

그리고 담배를 배우고 처음엔 몰랐지만 금새 담배 맛을 알게되고... 

정말 거짓말처럼 담배를 한대 피울때마다 모든 걱정과 근심이 사라지는 기적을 경험했지.

그리고 담배를 끊기로 결심한건 일이 풀리고 개인적으로 힘든일이 어느정도 정리가 되고 나서였다

사실 내가 담배를 배운것에 대해 후회는 별로 없다,

힘든일이 있었을때 많은 위로를 받았고 솔직히 그때 담배로 인해 도움을 많이 받았기 때문에...

그래도 누군가 담배를 피우고 싶다면 정말 말리고 싶다.

보통 금연 전문가들이 말하지?

3일정도 참으면 흡연 욕구는 줄어든다, 한달참으면 더이상 흡연 욕구는 생각나지 않는다

개소리 하지 말라 그래라.

내가 금연한지 3년이 지났는데 아직도 담배를 피우는 사람만 봐도 미칠듯이 피고 싶고 

단 하루도 담배생각을 빼먹고 보낸적이 없다.

아직도 조금만 스트레스 받는일이 있으면 "아.. 담배 한대만 피고 싶다.." 라는 말을 하게되고 

머릿속에서는 미칠듯이 갈망한다.

내가 금연한지 일주일까지는 정말 자살충동과 씨름해야할 정도로 고생했고

한달이 지나서야 담배를 생각할때 숨이 가빠지면서 이성적인 판단이 마비되는걸 극복할수 있었다.

물론 쉽게 끊는 사람들도 있다.

정말 오래핀 사람들도 거짓말처럼 손에서 담배를 놓고 결심한 뒤로 아무런 증상 없이 끊는 사람도 있고,

한달정도 참아서 담배연기를 맡으면 오히려 역겹다는 사람들도 있다.

다만 내 경험상 이런 사람들은 소수고, 금연한 사람들 얘기를 들어보면

(특히 담배를 좋아하면 할수록) 나와 같은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금연을 결심하는 사람들은 이걸 이겨내야한다는걸 알고 결심했으면 좋겠다.

내 금연 방법은 상당히 간단했다.

담배를 피울 "이유"를 만들지 않는것.

평소에 냉철하고 이성적이라는 소리를 많이 듣고 또 그렇게 되려고 많이 노력하는데,

곰곰히 생각해보면 담배를 피울 이유는 단 한가지도 없다.

길게 보면 스트레스만 늘어나고 건강을 해치고 당연히 집중력에도 방해가 된다.

그 뒤로 수많은 다큐를 찾아보고 책을 읽으면서

담배 끊을 이유를 늘려나갔고 담배를 피워야 하는 이유를 줄여나갔다.

그리고 충분히 담배 끊을 이유가 담배를 피워야할 이유를 넘어선다고 생각했을때 끊었다.

내가 가장 힘들었던건 금연을 시작하고 초반에는

이성적인 판단과 사고가 마비되는데, 이게 정말 무섭다.

담배를 끊어야하는 이유를 생각해둔건 정말 머릿속에서 싹 지워지고 합리화를 시작한다.

이걸 근성과 오기로 이겨내고 한 3달정도 참았을떈 금연한게 아까워서 안피게 되더라.

담배를 피울까 말까 고민하는 사람들이 있으면 정말 말리고 싶다.

담배 맛을 알고 난 뒤 부터는 아무리 기쁜일을 해도 담배가 없으면 예전만큼 기쁘지 않고 

힘든일이 있을때 그냥 넘어갈걸 담배가 없으면 넘어가지 못한다.

금연 3년차인 나조차도 아직도 위에 말한것들에게서 벗어나지 못했다.

물론 나는 후회는 없다, 워낙 힘들때 도움을 많이 받았기 때문에... 

어쩌면 이렇게 말할 자격이 없는지도 모르겠지만..



끊고 나서 느낀 변화도 쓴다.

정말 솔직히 말해서 끊고나서 큰 변화는 못느꼈다.

담배를 끊고나서 뭐 음식도 더 맛있어지고 살이 찐다지만 그렇진 않았다.

담배를 끊고 난뒤 힘든점은 위에 대충 적은거 같고...

한가지 정말 달라진게 있다면 확실히 목이 덜 아프고
(흡연할땐 편도선이 자주 붓고 목이 자주 아팠다)

그리고 정말 심폐기능이 좋아졌다.

이건 끊고 나서 거의 바로 느낀건데,

끊고 일주일정도 지난 뒤에 내 폐 기능이 정말 급격히 좋아짐을 느꼈다.

담배필땐 조금만 뛰어도 금방 힘들어지고 숨차고 그랬는데

끊고 일주일정도만에 정말 폐가 놀라운 회복을 하더라.

금연하는 사람들아 힘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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