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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만화

글 기다린 사람들 미안해!!

글은 예비군훈련 갔다와서 다 썼었는데

글 쓰려고 보니까 서버이전작업 한대서 못올렸으ㅋㅋ

근데 어제 오늘 계속 접속하면서 글 올리려고 노력했는데

서버가 자꾸 터져서............... 올리질 못했네...ㅋㅋㅋ

썰마님 서버 빨리 안정화좀 시켜줘욬ㅋㅋㅋㅋㅋ

그럼 6번째 이야기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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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가은이를 보내고 난 생각에 잠겨 연수원으로 돌아왔다

 

야 저기 재겸이 온다

아니짘ㅋㅋㅋㅋ 쓰레기 온다 쓰레깈ㅋㅋㅋㅋㅋ

야 어떻게 된거야? 헤어진 여자친구 아냐?”

.. 헤어진 여자친구보고, 것도 지가 버린 여자친구보고 연수원 코앞까지 찾아오라고 하는 저 패기! 역시 쓰레기 오브 쓰레깈ㅋㅋㅋㅋㅋ

아나 진짜 이인간들이 진짜 이러기야?! 갑자기 찾아와서 나 엄청 당황했다구

야 니가 오라고 했다며ㅋㅋㅋㅋ

아니 그게 아니라 맘대로 하라고... ... 아니다.. 우씨 말을 말아야지

역시 오라고 했군ㅋㅋㅋ 상남자다 상남자

상남자긴ㅋㅋㅋ 야 너 조강지처 버리면 벌 받는다 진짴ㅋㅋㅋㅋㅋ

일로와 이인간들 내가 오늘 다 조져버리겠어!!!!!”

헐 야 쓰레기 화남 우리 이제 아닥하잨ㅋㅋㅋㅋ

 

입사동기 형에게 조강지처라는 단어를 들은 나는

어딘가로 빨려들어가듯 옛날 생각에 빠져들었다

 

[조강지처]

  지게미와 쌀겨로 끼니를 이어가며 고생(苦生)을 같이 해온 아내란 뜻으로,

  곤궁(困窮)할 때부터 간고(艱苦)를 함께 겪은 본처(本妻)를 흔히 일컬음.  출처 – 네이버

 

*

 

대학교 3학년 때 난 집에서 고시원비를 제외한, 용돈으로 매달 20만원을 받았다

그것도 휴대폰 요금조차 그 용돈 안에서 해결해야 했다

 

부모님께 서울에서 이 돈으로 어떻게 사냐고 했을 때 어머닌 이렇게 말하셨다

공부만 하기에는 충분한 돈이다. 남자는 돈이 많으면 헛짓거리를 하게 되어있다

 

20만원은 정말 학교-고시원-학교-고시원 하면서

아침은 원래 안먹으니 됐고, 점심은 학식, 저녁은 고시원비에 포함된 저녁밥

딱 이렇게 생활하면 거의 정확히 맞아떨어졌다

 

알바도 절대 못하게 했다

그 시간에 공부해서 장학금을 받으라고 하셨다

대신 장학금은 니 노력이니 다 가지라고

 

그래서 난 대외활동으로 대학생단체 활동을 하면서도

학교 공부도 미친 듯이 해서 얼마를 받던지간에 꾸준히 장학금을 받아냈다

 

그리고 세희의 소개로 가은이를 만나게 된 후로는

용돈으로는 택도 없어서 장학금 받은 돈으로 데이트 비용을 충당했다

 

그런데 그 상황에서도 꼴같잖은 남자부심’, ‘그래도 내가 오빤데때문에

난 가은이가 돈내려 할 때 내가 낼게 하며 돈을 많이 쓰지 못하게 했다

 

그러다 가랑비에 옷 젖듯이 통장 잔고는 점점 줄어갔고

결국 다 써버렸다

 

돈을 다 써버리니까 자연스럽게 가은이와의 데이트를 조금씩 피하게 됐고

낌새를 챈 가은이가 어느 날

날을 잡았는지 나를 붙잡고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오빠 요새 나 왜 피해요?”

? 아냐 대외활동땜에 엄청 바빠서 시간이 안나네

아닌데.. 이봐요 이재겸씨! 거짓말도 못하는 주제에 똑바로 말 안할래요? 지금 티 다 나거든?”

“........”

 

결국 난 가은이의 질문공세를 버티지 못하고 그간 가은이를 피했던 이유에 대해 상세히, 면밀히, 세심히 이실직고 하게 됐다

 

.. 이인간 이거 안되겠구만!”

“........”

바보에요 진짜? 와 이인간 진짜 천연기념물이구만

아니 뭐 지금이 80년댄가? 아직까지도 난데!’ 하는 사람이 하.. 고지식하고 보수적인건 진작에 알았지만 이정도일줄은 몰랐네

“........”

됐고! 우리가 뭐 돈 때문에 만나는 것도 아니고 서로 좋아서 만나는 거잖아 그쵸?”

만나면 좋고. 같이 있기만 해도 좋고. 맛있는거 못.... .. 치맥은 좀 아쉽지만 어쨌든! 맛있는거 못먹어도 김밥 한줄이라도 같이 먹으면 좋잖아

!! 너 막 남자가 여자데리고 김밥천국 가는거 싫댔잖앜ㅋㅋㅋㅋ 이야 김가은이 멋진 척 함 해볼라다갘ㅋㅋㅋㅋㅋㅋ 너 이제부터 김구라해라

아나 이인간이! 그건 썸 탈때나 그런거고 이젠 내남자잖아 그니깐 뭘 먹어도 좋아

오호.. 오늘 좀 멋지다 너

.. 나 이런 여자야

아 그리고 내가 요즘 계속 생각하고 있었는데 오빠 요즘 너무 살쪘어

야 그건 너랑 맨날 치맥먹어서 그런거잖아! .. 말하니까 또 먹고싶다

안돼! 여튼 오빠 너무 살쪘으니까 우리 다이어트하자! 오빠땜에 나도 살쪘단말야

뭔 다이어트? 어떻게 할건데

두부다이어트!”

오 나 두부 진짜 좋아하지!”

응 오빠가 두부좋아하니깐 두부다이어트로 정했으그럼 오늘부터 시작하는거다!”

 

이렇게 우린 천원짜리 두부로 건배를 하며 점심을 먹고

영화를 다운받아 보면서 놀다가 김밥천국에서 저녁을 해결하고

둘이 한참을 걸으면서 얘기하다가 헤어지는

정말 지지리도 궁상맞은 데이트를 했었다

대학교 4학년이 될 때까지...

 

그때나 지금이나 그 데이트를 생각해보면

똑같이 지지리도 궁상맞다 라는 생각이 들지만,

 

한편으론

그때가 아니었다면 평생 못해봤을 데이트라는 생각이 든다

 

대학교 4학년이 되면서부터는 조그마한 원룸형 아파트로 옮겨가서

밥도 해먹고 요리도 해먹고 하면서 궁상맞은 데이트는 더 이상 하지 않게 됐다

 

*

 

생각에 빠져있는 사이 동기들이 날 불렀다

 

야 재겸아

이새퀴 멍때리고 있네?”

야 오늘 토요일인데 이따 저녁 대충먹고 술이나 한잔 빨러 가자?”

오케이! 애들 모으러 가야지ㅋㅋ

 

한명이 한마디씩 해대는데 정말 정신이 없다

아니 내가 멍때리고 있어서 그렇게 느껴지나보다

 

그날 저녁

동기들이랑 또 근처 번화가로 가서 술을 먹고 들어와

잠자리에 누워 잠을 청했지만.. 술을 먹었음에도 잠이 잘 오지 않았다

 

뒤척이다 폰을 켜서 오랜만에 싸이월드 미니홈피에 접속해본다

 

가은이와 사귀던 때의 일들이 가득한 다이어리

 

문득 한 다이어리가 눈에 띄었다

 

  2010.12.28

김섹시

    스타벅스에서 무릎꿇은 여자

    이베짱

    겨울이 올 줄 모르고 다 써버린 남자

    스무녀와 겨다남 탄생

 

하하... 맞다 이런일도 있었지..

 

*

 

우와 스타벅스 디게 오랜만에 온다!”

그러게ㅋㅋㅋ 조으다 조으다

뭐 먹을래?”

자바칩 프라푸치노!”

으휴.. 꼭 살찌는 것만 먹어요

넌 뭐먹어?”

아메리카노 먹을래

그럼 아이스 아메

하여간 꼭 겨울에도 찬 것만 먹어요 ㅉㅉ

난 뜨거운건 싫단 말이야ㅋㅋ

알았어갔다올게

노노 잠깐!”

?”

내가 사도록 하겠다

.. 님 미친거임?”

갠춘해! 난 이제 베짱이의 맘을 이해하게 됐어

이왕 베짱이 된 거 다 써버리고 새해엔 새출발 하믄되지ㅋㅋ

.. 저 초딩

뭐 초딩???? 죽었으! 각오해랔ㅋㅋㅋㅋ

 

간지럽힘에 약한 가은이에게 난 간지럼 어택을 가했고

가은이는 그 큰. 그 넓은. 그 사람 많은

스타벅스 한 복판에서 무릎을 꿇었다

 

그 모습은 마치...

나라를 잃은 장수가 끝까지 항전하다 사로잡혀

내 목을 베라하며 무릎 꿇는 그런 비장한 모습이었다

(... 이건 지금 생각해도 웃김ㅋㅋㅋㅋㅋㅋ)

물론 한손으로 테이블을 잡지 않았다면 절까지 할뻔한 상황이었지만.....ㅋㅋ

 

아 이재겸 진짜 죽여버릴거야!!!!!!!!!”

ㅋㅋㅋㅋㅋ 쫌만 기달려 커피 사올게!ㅋㅋ

 

*

 

다이어리 덕분에 좋은 추억을 떠올린 난

이윽고 쓴웃음을 지었다

 

조강지처라......하하......’

 

한 단어의 파급력이 꽤... 셌던 하루였다

 

주말은 쏜살같이 지나가고

또다시 교육으로 정신없는 한주가 끝나고

 

크리스마스가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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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검색해보다가 무릎꿇은 상황이랑 비슷한 사진 찾아냄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 칼 쥐고 있는 손이 테이블에 있었다고 생각하면 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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