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M정보 : 브금저장소 - http://bgmstore.net/view/p1PY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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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사람들을 도탄에 빠뜨리는 함정은 여러가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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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흔하게 담배나 술, 혹은 이성 문제나
여의치 않은 경제 사정 등을 꼽곤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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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중 우리 사회에서 가장 파괴적인 효과를 가진 것은
누가 뭐래도 바로 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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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것들의 경우 본인의 자각이나 의지 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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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 및 전문가의 도움을 통해 차차 벗어날 수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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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은 일단 들어가기 시작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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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크를 걸어줄 많은 것들과 바로 작별을 고하는데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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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것들과는 채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짧은 시간 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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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을 (어쩌면 일생동안) 완전히 뒤집어 엎어버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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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알콜칼립스(Alcoholic Apocalypse)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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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기가 시작된 지 얼마 안 된 어느 늦은 저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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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수업을 마친 후 지친 몸을 이끌고 집에 돌아왔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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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 공기부터 심상치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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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유인 즉슨, 같은 대학생이었던 누나가 저녁 늦게까지
전화 한통도 없이 집에 안들어오고 있었다는 것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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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노느라 그랬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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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이런 경우에 엄마는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오르시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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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누나도 늦으면 알아서 들어오니까 별다른 걱정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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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걱정할 힘도 없었지
(이날만 과제 2개 제출하느라 2일 밤 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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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세상 모르고 곯아떨어져 있던 늦은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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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릴 적 모 게임에서만 보았던 '옆치기'를 온몸으로 경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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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무의식중에도 나는 나 자신을 지키기 위해 강력한 반격을 구사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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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인지 생신지 알 수 없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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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태를 파악하기 위해 황급히 불을 켠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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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나를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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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도 이미 오래 전에 맛이 간 듯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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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언제부터 옆에 계셨는진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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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나와서 누나를 큰 소리로 꾸짖기 시작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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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따끔한 불호령에 누나도 조금은 정신이 드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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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고 생각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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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술은 사람보다 (훨씬) 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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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시작된 누나의 의미를 알 수 없는 근현대사적 샤우팅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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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나는 당황해서 한동안 할 말을 잃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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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생각해보니 그때 동해안에 미사일이 발사됐었던 것 같다.
(하지만 누나와의 연관성은 아직도 모르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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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어찌 누나를 간신히 진정시키면서
우린 다시 평화(?)로운 밤을 맞이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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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본인은 지금까지도 전혀 기억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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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진짜 무슨 뜻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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