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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만화

우리학교 메이퀸 썰 1

참치는C 2016.08.26 09:06 조회 수 : 37

어제 쓰다가 글 안올라가서 날려먹었는데 불굴의 의지로 다시 한번 쓴다.
참고로 걍 연애썰이다. 야한거 없다. 이해해주시길.


때는 스물 한살. 남자여자 할것 없이 한번쯤은 빛나던 푸릇푸릇한 시절.
난 남들처럼 하루하루 셀레임과 기대감으로 살지 못했다. 이유는 스무살에
만났던 썅년 때문이었다. 불여시같은 기집애의 농간에 놀아나며 부르면
튀어가고 꺼지라고 툭툭 털어내면 먼지처럼 조용히 짜지기를 반복하고 있었다. 남들은 2학년이되어 새내기들이랑 밥도 먹고 술도 먹고 CC도하고 재밌게들 사는데 난 늘 그 불여시에게 매여 꼭두각시같은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
가끔 후배들이 술사달라 밥사달라해도 알바한 돈은 이미 불여시가 먹고싶다는거 입고싶다는거 퍼나르느라 주머니에 만원짜리한장 온전한 날이 없었다. 아..ㅅㅂ
인생 이렇게 살아야하나...

마음잡고 그 불여시를 멀리하려했지만 머리와 마음은
따로 노는가보다. 그래도 술은 많이 마셨다. 내가 사주지는 못해도 학생회실에는 새내기 OT, 개강총회, 연합엠티 등 과 행사를 진행하고 남은 술이 가득했기때문이다. 물론 내 술은 아니지만 학생회의 일원이라면 가끔씩 회장형이 먹으라고 주기도 한다. 새우깡하나 사서 선배들 혹은 후배들과 술도 참 많이 마셨다. 대신 조건은 있다. 학생회에서 진행한다고 하는 모든 일들을 머슴처럼 도맡아하며 시키는대로 다 해야한다. 솔직히 불여시가 나를 자주 불러주고 찾아주는것은 아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시간은 많다. 알바도 주말에만 하면 되는 상황이었고 전공도 공대가 아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강의가 끝나면 널널한 편이었다.

5월 초였던것 같다. 중간고사가 끝나고 우리는 서명운동이라는 걸 하고 있었다. 학내의 다양한 사안들을 전단지에 인쇄하여 나눠주고 이에 동의 하는 사람은 서명을 부탁한다는 골자의 일이다. 각각 구역을 맡아 테이블을 설치하고 앉아있다가 사람들 지나가면 "서명하고 가세요~" 하고 외치면 된다. 이왕이면 다홍치마. 앉아있더라도 물 좋은데 앉아있으면 눈요기도 하고 지루하지도 않고 좋지 않은가. 전공 특성상 여자가 많은 예술대와 인문대를 놓고 고민하다가 인문대 건물 앞으로 결정했다. 예술대는 왠지 범접할수 없는 아우라가 있어서 좀 꺼려졌기 때문이다.

인문대 건물 입구에
테이블과 의자를 셋팅하고 별달리 할일이 없는 남자후배 두명 데리고 앉아있었다. 한 후배는 사람들 지나가면 서명해달라고 외치고 나머지 하나는 전단지를 나눠주었다. 난 선배니까 가운데서 후까시 잡고 앉아있다가 서명하러 오는 사람들한테 요기요기다가
서명하시라고 얘기만 해줬다. 한 2시간? 앉아있었나. 다들 수업 들으러 갔는지 인문대건물 앞에는 개미새끼 한마리 없었다. 남자 셋이서 조용조용 노가리까고 있는데 인문대 건물에서 어떤 분이 뙇!!!! 걸어나오고 계셨다. 나때는 지오다노 남방과 면바지(혹은 청바지), 닥터마틴 신발 등이 대학생 교복이라고 불릴만큼 유행이었던 시절이었다. 대학로에 가보면 지나가는 여대생의
절반이 그렇게 옷을 입고 다닐 정도였는데 그분께서도 같은 패션이었다.

군.계.일.학.
이분을 보고 하는 얘기일까 싶었다. 키도 적당하시고 헐렁한 옷을 입으셔서 그런가 몸매도 호리호리 하시고. 머리도 어깨까지 오시는 갈색머리. 얼굴은 굉장히, 상당히 지적으로 생기신분. 이쁘다기보단.... 지적으로 생기셨다.
서명하는 테이블로 걸어오는데 빛이 나는듯 했다. 우리 남자셋은 할말을 잃은채 걸어오는 모습에 심취해있었다.

"저...지금 어떤 서명 운동 하는거예요?"

갑작스런 질문에 우리 셋은 꿀먹은 벙어리가 되었고
나머지 후배 둘은 나만 쳐다 보았다. 말더듬이라도 된듯

"아..네...저...그..뭐냐..음.. 전단지 보시면 아시겠지만..그..등록금도..많이 오르고..각 학과 전공 커리큘럼 구성 문제도..있고..음..블라블라 기타등등"

뭐라고 얘기했는지도 모르겠고 그간 겪었던 회사의 어떤 압박면접보다 긴장됬었던것 같다.

"어디다가 서명하면 되요?"

"아..여기랑 여기에 학과 학번 이름 서명 해주시면 됩니다."

서명을 마치고 본인이 있던 건물로 돌아가시는 그분. 그분의 모습이 감춰지자마자 난 후배들에게

"와!!!!!!!!!!!!!!!!!!!!ㅅㅂ!!!!!!!!!!!!!!!!!!!존나 이쁘지않냐?????우와!!!!!!!!!!!!!!!!ㅅㅂ!!!존나이뻐!!!"

큰소리로 호들갑을 떨고 있었다. "형!! 그여자 다시 온다 다시와!!"
난 순간 너무 창피했다. 분명 다 들렸을텐데..어찌해야할지 몰라서 난 그냥 도망갔다. 마주치면 너무 뻘쭘할것 같아서 그대로 학생회실로 도주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자리에 계속 있었어도 좋았겠다라는 생각을 하지만 그땐 너무 쪽팔렸다. 후배들이 돌아오자마자 설문지를 내놓으라고
땡깡부렸지만 이미 그 뒤로도 서명을 많이 받아서 누가 누군지모르는 상황이되었다. 연락처를 적어놓은것도 아니기 때문에 연락처를 알수 있는 방법도 없었다. 혹시라도 그녀를 다시 마주치려면 인문대건물에서 죽때리고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럴 용기는 없었다.

그렇게 그분은 내게 설레임을 안겨준채 정체를 알수 없는 묘령의 여인으로 변모해갔다. 하지만 설레임도 잠시 시간이 지나다 보니 그녀와 조우했던 그 순간의 흥분도 점점 희미해졌다. 5월 중순에 학교 축제기간동안 과에서 시키는 일 열심히 하다보니 제대로 축제를 즐기지 못했다.
하지만 그뒤에 따라오는 보상이 충분하다보니 머슴처럼 성심성의껏 열심히 일했다. 축제가 끝나고 남은 술을 선배, 후배들과 같이 마시고 즐겼다. 기말고사가 얼마 안남긴 했지만 우리의 기말고사는 전부다 레포트 대체였다. 이유는 그때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전부 미쳐있었던 2002년 6월이었기
때문이다. 시간도 널널하고 할일도 딱히 없었기 때문에 매일같이 축제때 팔고 남은 술을 홀짝 거리고 있었던 또다른 어느날. 난 인문대에있는 여자동기와 동석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그렇게 친하지도 안친하지도 않은 동기였지만 난 그분의 정체를 알수도 있다는 생각에 적당한 타이밍에 동기의 옆자리로 옮겼다. 자초지종을 설명하고서 인상착의를 대충 얘기한후 그녀의
존재에 대해 물어봤다.

"혹시 성이 뭔지 기억 안나?"
"아...C....기억이 잘 안나...정 뭐시기였던것 같은데 뭐였더라...."
"우리과에 정씨 많거든?"
"야. 정씨가 다 졸라 예쁘진 않을거 아냐..."
"예뻐?"
"응. 압도적으로 예쁘따"
"ㅎㅎㅎ대충 짐작이 간다~"

OH! my godness!! 못생긴 여자동기가 이렇게 이뻐보일줄이야.

"너 걔랑 친하냐?"
"응. 절친은 아닌데 꽤 친한편이야~"
"남친있냐??!!!!!"
"글쎄...있었는데 지금은 모르겠다~"

그자리에서 무릎꿇었다.

"다리 좀 놔주세요 누나!!!"
"ㅎㅎㅎ다리 놔주면 뭐해줄건데?"
"혹시 뭐 평소에 갖고 싶은거라던가..드시고 싶었던거..눈여겨보고 있던 남자있으세요??*_*?"
"ㅋㅋㅋ물어는 볼께. 너무 기대하지말고"

감사하고 또 감사했다. 그녀의 소식만 오매불망 기다리고 있었다. 다음날 동기로부터 문자가 왔다.

"남자친구 없대. 글고 걔도 너 안다는데? 소개팅 날짜는 언제?"
"미천한 놈에게 시간까지 물어봐주십니까..그저 부르는날에 가겠습니다!!"

그렇게 약속 날짜를 잡고 난 그날부터 제대로 잠을 못잔것 같다.

 

 

오늘도 회사에서 눈치보면서 썼어. 오랜만에 쓰는 연애썰이라 재미 없을수도 있지만 많은 관심과 댓글 흥분 부탁할께~야하진 않아도 내겐 아름다운 추억이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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