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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만화

내 초등학교 싸움의 역사.ssul

먹자핫바 2019.02.11 16:48 조회 수 : 40

20대 중반이 된 지금 예전 추억이 새록새록 떠올라서 책을 내볼까 하다가 썰을 풀기로 함.


초딩 얘기부터 시작할게.


난 2학년때까지 싸워본 적이 없어. 학교에서 친구들이랑도 잘 지냈고 끝나면 만날 축구하고 놀았지.

문방구 앞 오락기 옆에 앉아서 형들 삼국지 하는거 관전도 좀 하고.

그런 즐거운 일상을 보내다가 3학년때 전학을 가게 됐어. 나에겐 첫 전학이라 나름 기대도 되면서

친구들이랑 헤어지는게 슬펐어. 그리고 학교에 처음 들어갔는데 내가 전에 다니던 학교보다 크더라고.

그래서 나의 축구 실력을 원없이 뽐낼 수 있겠단 기대를 하게됐지.

하지만 처음엔 친구들이 없어서 계속 입 닫고 앉아만 있고 재미없는 날들을 보냈다.

그리고 첫 체육시간. (이땐 아마 즐거운 생활 시절이지?) 역시 학교가 바뀌어도 애들은 내 축구실력에

농간당했어. 감히 상대비교로 그 날은 0506시즌 메시의 드리블 돌파 수준이었다고 자부해.

근데 문제가 발생했지. 사실 이 반에 일짱이 있었는데 존나 시커멓고 덩치 큰 녀석이었어.

대충 학교 며칠 다니니까 얘가 학교 일짱인지는 모르겠는데 우리반 일짱이란건 알겠더라.

내가 축구할때 얘 상대편이었는데 내가 너무 잘해서 점수차가 꽤 벌어졌어. 그리고 이 새끼는 내가 돌파할때

날 막으러 오는데 내가 이 새끼 만날 때마다 알을 털어서 더 빡친 상태였지.


그리고 갑자기 이 흑형이 공을 잡더니 이제부터 패스 안하는 놈들은 축구 안 끼워주겠다네?

내가 싸움은 안해봤지만 나름 2학년때까지 내 베프들이 우리 반 1,2,3짱이었기 때문에 가오가 있었어.

그래서 내가 "니가 먼데 ㄱㅅㄲ야!" 라고 덤볐지. 그니까 이 새끼가 욕으로 맞받아치면서 학교 마치고

맞짱뜨자더라. 존나 쫄았지만 가오가 있어서 오케이 하고 난 축구 빠짐.

그리고 교실에 들어가서 다음 시간 수업하는데 존나 긴장되더라. 온 몸을 벌벌 떨었던 것 같아.

내가 맞짱 뜬다니까 딴 반에 이상한 애들이 와서 갑자기 말도 걸더라.

"야 너 이형석(가명)이랑 맞짱 뜬다며?ㅋㅋㅋㅋ 너 싸움 잘해?" 라면서 존나 놀리고 가는데 화가 나긴 커녕

이 새끼랑 맞짱 뜨는 생각 때문에 귀에도 제대로 안 들어왔다.


학교 마치고 결국 이 새끼랑 맞짱 뜨러 골목길로 갔어. 오 ㅆㅂ 이걸 어째? 왠 따라오는 놈들은 존나 많은지 

난 내심 이 놈이 까먹고 안 찾아오길 바랐는데ㅠㅠ

이 놈들 가는대로 따라가니까 무슨 주택가 골목에서 멈추더라. 그리고 맞짱뜨재.

난 당시 태권도 1품을 눈 앞에 둔 빨강띠였기 때문에 바로 태권도 자세를 잡았고 그 새끼는 개싸움 자세로

돌격했어. 근데 내가 돌려차기를 차니까 이 새끼가 움찔하대? 그래서 좋구나 하고 존나 달려들었는데

어느새 난 이새끼한테 헤드락을 잡혔고 밑에 깔리더니 존나 무방비 상태로 남겨지고 말았어.

이 새끼가 주먹으로 툭툭 치면서 항복하래. 꼴에 자존심은 있어갖고 항복 안하고 개기니까 엉덩이로

막 배를 찍어ㅠㅠ ㅅㅂ 이거 안 당해본 놈들은 모를거야. 존나 디질 것 같아서 울었어.

그니까 이 흑형새끼도 쫄았는지 내가 우니까 지 친구들이랑 나 버리고 집에 가더라.

그렇게 내 첫 싸움은 패배의 역사로 기록됐지.



그리고 다음날 학교에 왔는데 평소에 말도 안 걸던 애들이 존나 말을 잘 걸어줬어. 뭔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말동무가 생긴건 좋은거니까 전날에 처맞은건 기억도 안나고 기뻣어. 흑형도 날 안건드렸고.

그리고 다음 축구시간에 흑형이랑 같은 팀이 되서 애들을 탈탈 털어버리고 나니까 흑형이 존나 친한척 해주더라.

그래서 흑형이랑 싸운건 잊지 않았지만 존나 친구 먹기 직전까지 갔음.


앞에서 내가 태권도 빨간띠였다고 했잖아? 근데 전학오면서 태권도를 잠시 접었었어. 그래서 집 근처 태권도 도장을

다시 다니게 됐는데 얼레? 이 태권도 도장에 이 흑형이 있는거야!! 존나 반갑게 맞이해주길래 나도 반갑다했지.

그렇게 흑형이랑 친해지면서 학교랑 도장을 같이 다녔어.


그런데 가을~겨울쯤에 태권도 겨루기 시합 도장대표로 나랑 흑형이 뽑혔어. 당시 초딩때는 키크면 장땡이었기 때문에

흑형이랑 내가 뽑힌거지. 체급은 달랐기 때문에 경쟁상대는 아니었지만 서로 연습상대를 자주 했어.

그리고 한 번은 주말에 도장에 우리 둘이랑 사범님밖에 없었는데 겨루기 연습을 하게 됐어. 열심히 하다가

사범님이 관장실로 잠시 들어갔는데 우리끼리 연습하니까 갑자기 좀 진지해졌어. 그런거 알지? 남자끼리

힘싸움 하다보면 갑자기 진지해지는거. 그렇게 서서히 심각한 분위기로 연습하다가 내가 존나 쎄게 찼어.

호구를 장착하고 있었지만 이새끼가 좀 아팠나봐. 나한테 욕하면서 왤캐 쎄게 차냐네?

난 갑자기 또 이상한 경쟁심이 붙어서 니가 먼저 쎄게 찼다면서 서로 말싸움 하기 시작했지.

그니까 흑형이 "니 내한테 저번에 졌잖아!!" 라면서 나의 흑역사를 갈구네? 존나 열받아서 "어쩌라고 ㅅㅂ" 하면서

손으로 어깨를 밀었어. 그리고 내가 밀자마자 흑형의 싸닥선이 날라오더라. 난 지난번에 맞은 설움과 이 싸닥선의

충격을 참지 못하고 울컥했고 존나 울면서 흑형한테 덤볐음. 그렇게 개싸움을 시작했는데 흑형이 나한테 밀리더라.

그리고 내가 당시 K-1을 즐겨봤기 때문에 흑형이 밀린 사이에 니킥을 꽂았는데 존나 감칠맛 나는 히트감과 함께

흑형의 피가 줄줄 흐르면서 흑형은 눈물을 쏟았음. 난 승리감에 도취해서 씩씩거리고 흑형을 내려다보고 있었는데

사범님이 나와서 존나 빠따 맞았다.

하지만 집에 돌아가면서 느낀 그 기분은 내 행복했던 시절 TOP 10에 들었지.


그리고 다음날 학교에 갔는데 애들은 내가 이긴걸 모를거 아냐? 그걸 알리고 싶었어.

그래서 흑형 사물함 앞에서 일부러 죽치고 있다가 흑형이 사물함 열려고 오면서 비켜달라하대 그래서 싫다했지.

그니까 흑형이 존나 째려보길래 내가 뭘보냐면서 어깨 또 밀쳤어. 흑형도 날 밀치대?

순간 이 ㅅㅂ놈이 어제 처맞은 기억이 종범됐나 하는 생각에 빡 돌아서 흑형한테 미들킥 존나 갈김.

흑형 대처도 못하고 쳐맞다가 내가 마무리로 아구통을 먹이니까 또 질질 짜더라. 애들 모두 그 현장을 목격했고

난 이 반 일짱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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