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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만화

확실히 공부에 대한 열정이 있어서 가르치기도 편하고 또 다행히 내가 가르치는 족족 잘 소화하더라.

원래는 남은 2주만 과외를 해줄 생각이였는데 가르치다보니까 진도를 다 나갈 떄 까지 교생실습이

끝나도 계속해도 될 것 같단 생각이 들었어. 물론 계속 무일푼은 힘들기 때문에 한달에 15만원씩

받고 했어. 하여튼 얘랑  3일 내내 같이 있다보니까 진짜 친해지더라. 7시 과외 시작이라

가끔은 내가 집에서 밥도 해주고 끝나면 야식도 사주고..

5주간의 교생실습이 끝나도 우린 계속 만났지. 그리고 6월 중순. 지민이가 2박 3일동안 강원도로

수련회를 가게됬거든. 그 전전날에 막 비키니랑 여러가지 사야된다고 같이 쇼핑하자는거야.

하도 졸라대길레 동네에서 쇼핑하면 남들 눈이 많으니까 내 차 타고 우리 부모님 사는 동네로

가서 쇼핑하자고 했어. 그 날이 토요일이였는데 아침 8시부터 우리집에 찾아와서 전 날 술퍼먹고

자고 있는 나를 초인종으로 깨워서 목적지인 강남으로 향했지.

백화점에서 비키니랑 여러가지 필요한 것들 고르는데 사람들이 무슨 연인처럼 보더라. 특히 점원들은 막 둘이 잘 어울린다 하고

차마 선생 제자 사이라곤 못해서 가만히 있는데 지민이도 내심 좋아하는 것 같더라.

그렇게 한 8~9만원 어치 쇼핑을 끝내고 다시 집으로 가려는데 지민이 운동화가 되게 낡았더라고

컨버스였는데 진짜 오래 신었는지 옆이 다 헤져가지고...

바로 나이x 매장으로 향했지. 확실히 세일기간이였는데도 보통 예쁘고

잘 나가는 신발들은 10만원을 가뿐히 넘더라 그래서 내 돈 보태서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는데

루나? 인가 그거 사줬던 것 같아. 그 때 막 "오빠 최고에요 진짜 완전 사랑해" 막 이러는데

기분 오묘하더라,  쇼핑 마치고 집으로 가려는데 집으로 가던 길에 얘가 롯데월드를 지나치면서

"아 진짜 완전 가고 싶다" 이러는거야 그래서 "갈래?" 장난식으로 던졌더니 막 진짜 가자는거야

근데 솔직히 전날 3시까지 술마시고 너무 피곤했거든 그래서 나중에 가자고 그렇게 설득했는데

너무 실망하는 것 같아서 결국 차 돌려서 롯데월드로 향했어. 자유이용권 끊고 놀이기구 타러

안으로 들어갔지. 진짜 좋아하더라.  그렇게 한 두시간 노는데 얘가

자이로드롭을 타자는거야. 내가 제일 싫어하는게 그거였거든. 하여튼 결국 지민이 성화에

못 이겨서 그걸 탔어. 근데 사람이 많아서 지민이는 줄서는 반대편쪽에 강쪽면에 타고 나는 옆면에

탔다. 졸라 긴장 빨면서 올라가는데 시발 이게 무슨 개날벼락이냐. 그 교생했던 반에 날라리 2명이랑

딱 마주친거야 걔네도 나보고 손가락으로 가리키고 있고 일행은 남자 애들이랑 온 것 같았어. 그래서 존나

당황했고, 맨위에 올라갔을 땐 진짜 안내려갔으면 싶더라. 하지만 결국 떨어졌지.

이제 남은 건 그 상황을 어떻게 모면하는냐 였지.

그래도 다행인게 뒤쪽에 있던 지민이는 걔네가 발견 못했나봐

그래서 난 안전바 풀리자마자 바로 뒤족으로 뛰어가서 대충 상황 설명하고 지민이보고 빨리 숨으라고

했지. 그리고 바로 내가 먼저 빠져나가서 그 날라리 2명에 시선을 내쪽으로 주목시켰어.

대충 지민이가 빠져나가면 나도 걔네한테 츄러스 몇개 사주고 갈라그랬는데 이것들이 날 잡고

안 놔주는거야. "누구랑 왔는데 놀이기구를 혼자 타냐?" "혹시 여자친구냐?" 아니면 진짜 혼자온거냐

막 질문을 파상공세로 몰아치는데 졸라 임기응변이 딸려가지고 병신같이 혼자왔다고 했다?

그랬더니 막 무조건 같이 다니자고 그 지랄 떠는거야. 결국 걔네한테 한 세시간 끌려다닌 것 같아.

그동안 문자로 지민이한테 우리 있는 위치 알려줄테니 넌 그 위치에서 멀리 떨어진 놀이기구만 타라

이런 식으로 피해가면서 세시간을 버텼어. 그 때 지민이 땡전한 푼 없어서 내 차아니면

집에 갈 도리가 없었거든. 하여튼 그렇게 저녁 8시쯤 되서야 그 애들한테 풀려나서 지민이 한테

갔는데 얘가 진짜 삐져있더라. 솔직히 그 상황에서 어떻게 지민이를 신경쓰겠어.

하여튼 난 집에 가는 내내 걔 달래주면서 갔지. 그래도 화가 안 풀려서 내가 지민이가 제일 좋아하는

족발 사준다고 하면서 겨우겨우 설득해가지고 화 풀게 하고 우리 집으로 향했다.

족발 특대로 시키고 기다리는데 시간이 10시가 다되가는거야 그래가지고 문뜩 얘가 집에다 전화는

했나 싶어서 "야 너 집에 전화 안해도 되?" 이랬는데 집에 친구네 집에서 자고 간다고 뻥쳐놨다고

오늘 우리집에서 자고 가야된다는거야. 그 때 "뭔 소리야" 하면서 뭐라하긴 했는데 뭔가 느낌이

오묘했다. 하여튼 족발 와가지고 먹을라 하는데 "오빠 나 술 먹으면 안되요?" 이러는거야

얘가 이런 애가 아니여서 "무슨 고민있는거야?" 이러니까 "그냥 오늘은 진짜 한 번 마셔보고 싶어요"

이래가지고 안된다고 몇번 거절했다가 끝까지 포기안해가지고 결국 맥주 한 캔 꺼내서 줬어.

나도 한 캔 마시고. 뭐 처음 먹는거 치고 꽤 잘마시더라고. 족발 먹으면서 한 두캔 반정도 마셨나봐

약간 알딸딸해졌는지 좀 들떠보이더라. 그래서 "오빠는 방에 들어가서 할 거 있으니까 너는 안방

들어가서 자" 하고 방으로 향했어. 막 더 얘기 하자고 하는데 단호하게 안되 늦었어 하고

방으로 향했지. 근데 방에 들어가서도 신경은 지민이한테 쓰이더라. 나 혼자 사는 집이라

방은 세개여도 화장실은 하나 딸린 집 골랐는데 무슨 문 열어놓고 샤워하는 것도 아닌데

샤워 소리가 방까지 다들리는거야. 그 때 이성의 끈을 놓지 않으려고 얼마나 노력했는지...

하여튼 그렇게 좀 오래 샤워를 하는 것 같다가 샤워가 끝났는지 물소리가 안들리더라.

근데 갑자기 "오빠 수건이 없는데?" 이러는거야. 생각해보니까 내가 수건들고가란 소리를 안했던거지

나는 수건을 화장실에 안누고 거실 수납장에 넣거든. 그래거 어쩔 수 없이 수건 가져다주러 밖으로

갔는데 얘가 화장실 문을 그냥 열어논거야. 그래도 옆쪽이라 몸은 못보고 "문 안닫아?" 하면서

화냈어. 그제서야 문을 닫더라고 그래서 나는 수건 꺼내서 화장실 앞에 던져줬는데

와 화장실 앞에 지민이 팬티랑 브래지어 다 널브러져있는데 미치겠더라. 그래서 최대한 빨리

방으로 갔지. 그날 열두시에 프리미어리그 축구 경기가 있어서 스트리밍 켜놓고 기다리는데

한 20분? 있다가 방문이 살짝 열리면서 지민이가 고개를 빼꼼 집어넣더라

그래서 왜 왔냐고 하니까 잠이 안 온데. 원래 잠자리가 바뀌면 잘 못자는 스타일이였나봐.

나한테 자기 머리 좀 쓰다듬어달라는거야. 잘 때 머리 쓰다듬으면 잠 잘온다고

솔직히 조금 짜증은 났었거든 워낙 축구를 좋아해서 지민이 재워주고 오면 전반 초반을 못보는거잖아

그래서 조금 툴툴거리면서 방문을 열고 나갔는데 코피 쏟을 뻔 했어.

아까 백화점에서 산 노란색 박스티에 팬T만 입고 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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