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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만화

첫사랑에게 복수 한 썰 1

참치는C 2017.04.29 09:11 조회 수 : 26

막 스무살이 되었을때다. 
지금은 아득히 멀어진 나이지만 스무살은 생각만해도 설레고 기대되는 일상들의 연속이었다. 
머리도 내 마음대로 길러보고 학교도 내 맘대로 시간표 짜서 다니고 끝나고 술도 마시고
길거리에서 사복입고 담배물고 돌아다녀도 뭐라하는 사람하나 없는.
특별할것 없는 범사 하나하나에도 신기해하던 시절이었다. 

대학교를 들어가서 몇몇 동기들과 또 선배들과 어울려 밥도먹고 술도 마시고 
하면서 시간은 너무나도 빠르게 지나갔다. 
학교 적응해가는데 한달 정도 지났을 무렵이었나..
친구가 불러서 나간 술자리에서 알게된 형 누나들과 친해지게 되었다. 
다들 나보다 많아봐야 한두살. 학교 선배들이나 형 누나들이나 다를게 하나도 없었는 유쾌한 사람들이다
보니 학교 사람들과 놀지 않을때는 형 누나들과 술을 마셨다. 
내 생각엔 그때 이 형 누나들도 각자 다들 썸을 타지 않았었나 싶다. 
나는 여자친구도 없고하던 때여서 이 모임에 참석하는데 어려움도 없었고 
남는시간 즐겁게 떼울수 있는 자리여서 흔쾌히 참석하곤했다.
그러던 어느날 모임의 누나가 아는 동생을 데려와도 되냐고 물었다.

"이뻐?"
"당연하지~"
"불러. 불러주세요. 지금. 롸잇나우!!"

삼십분 정도 지났을까? 
호프집에 나타난 그녀는 긴 생머리에 청남방을 입은 전형적인 당시 대학생 패션이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렇게 미인은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땐 꽤 괜찮게 생겼다고 느꼈다.
아마 그녀도 스무살이었기에 더 예쁘지 않았을까싶다. 
간단하게 인사는 했지만 술자리의 분위기는 어색하기만 했다.

"뭐야. 이분위기는. 내 동생 너무 이뻐서 다들 말이 없는거야?"
"에이씨!! 술이나 마셔!!!"

술자리에 있던 형누나들 덕분에 금새 분위기는 다시 좋아졌고 수줍게 웃던 그녀의 모습이 꽤나 귀엽게 느껴졌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 약간의 호감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그리고 당시의 나는 이성에 관심이 없는건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이성에 목매는 스타일도 아니었는데 
암 아직 고등학생의 티를 다 벗지 못했을 때라 그랬던것 같다.
그리고 여자를 쫓아다닌다는것은 못난 사람이나 하는 짓이지 나같은 (남자다운)사람은 할짓이 아니라 생각했다. 
여자도, 사랑도 세상물정도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 나이라서 생긴 근자감이라고 해두자.

인사를 하고부터는 크게 의식하지 않고 술을 마셨다. 
평소에 하던대로 수다떨면서 술을 마시고 그녀에게는 왠지모를 어색함때문에 따로 말을 걸진 않았다. 
그녀도 그날은 듣기만하는 날이었는지 말없이 술자리를 지키다 간간히 살짝 웃는게 전부였다.

당시 나는 술이 몹시 약했다. 
술만 마셨다하면 취하기 일쑤였고 대부분 집에 오는길에 전부 게워내곤 했다. 
그날도 노래방까지 쫓아갔다가 너무 속이 좋지 않아서 비어있는방에 가서 혼자 뻗어있었다. 
누군가 들어오는 소리가 들려 눈을 떳는데 바로 그녀였다.

"속 많이 안좋아?"
"응. 죽겠다"

나는 다시 엎드렸고 그녀는 내 옆에와서 앉았다.

"넌 왜 나왔냐. 들어가서 놀아."
"저기 담배를 너무 많이 피워. 잠깐 있다가 들어갈래."
"좋을대로"
"짜장! 넌 어느학교다녀?"
"00대학 댕겨"
"00대? 우리학교 옆이네. 나 00다녀~"
"올~ 가끔 나 밥이나 사주라"
"ㅋㅋ그래. 아..근데 넘 피곤하다~"

그녀는 내 옆에 엎드린채로 나를 빤히 쳐다봤다.

"뭘 빤히 보냐"
"너"
"취한사람 처음보냐"
"아니ㅋㅋ그냥 멀쩡할때랑 지금 얼굴이랑 넘 달라서ㅋㅋ
너 진짜 못생겨졌다ㅋㅋㅋ"
"멀쩡할땐?"
"멀쩡할땐 멀쩡하게 생겼드만ㅋㅋ"

얼굴을 점점 가까이하며 내 얼굴을 쳐다봤다.

"그만봐이씨. 확!!"
"확!!! 그담 뭔데~~~에??"
"뽀뽀할뻔 했잖아ㅋㅋ"
"해도돼~ㅋㅋ"
"꺼져ㅋㅋㅋ"

그녀는 내 이마에 쪽!! 뽀뽀를 하고 들어갔다. 
별일 아닌듯 아무렇지 않은척 행동했지만 심장이 두근두근 했었다. 
나도 곧 정신을 차리고 노래방에서 나와 모두와 헤어지고 돌아가려는데 
그녀가 내게 슬쩍 다가왔다.

"전화번호"

그녀의 전화기에 내 번호를 찍어주고 버스타러 갔다. 
돌아오는길에 그녀가 이마에 뽀뽀해준 기억이 맴돌았다. 
설레이기도하고 두근거리기도했다. 
그때부터 조금더 호감을 가진듯하다. 
다음날부터 그녀에게 자주 연락이 왔다.

"모해. 밥먹었어?"
"수업들어? 이따가 너 끝나고 우리학교 앞에 오면 안돼?"
"땡땡이치고 만화방에서 만날래?"
"나도 당구 가르쳐주면 안돼?"

전화보단 주로 문자였지만 우린 시덥잖은 문자들을 보내면서 시간을 보냈다. 
자주 오는 문자가 귀찮을법도한데 당시 나에겐 너무나도 즐거운 일이었다. 
서서히 그녀가 좋아졌다.

연락하는 횟수가 늘어나고 밤마다 잠들기 전까지 이런저런 얘기들을 주고 받았다. 
밤늦게까지 하던 MSN메신져 덕분에 100타에도 못미치던
내 타자실력은 500타까지 늘어나게 되었다. 
어쩌면 살면서 이성과의 대화중 가장 설레였던 시기인지도 모르겠다. 
단 한번도 밤잠 설쳐가며 그리워하고 설레여본적 없었는데 
이런 생소한 감정들이 사랑이라는 것인가 생각하고 너무나 들떠있었던 날들이었다.

이제 슬슬 고백이라는 것을 해봐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약속을 잡고 술한잔 하기로 하고 그녀를 만나러 가는길. 
실패에대한 두려움은 없었다. 그동안 나와 밤새 주고 받았던 문자와 얘기들.
그리고 처음 보던날 내 이마에 뽀뽀해줬던 사실을 근거로 했을때
내가 그녀에게 거절당할 확률은 거의 제로에 가까웠다. 
뭔가 다른 선물은 준비하지 않았고 술집에 먼저가서 기다렸다.

"오래 기다렸어?"
"아니~ 얼른 먹자!!"

재밌는 술자리가 이어졌다. 문자로 혹은 메신져로 끝까지 마무리짓지
못했던 얘기들을 술자리에서 쏟아내었다. 약간의 틈이 생기고
타이밍상 지금 고백을 하는게 맞을거란 생각이 들었다.

"저기..나 할말있다."
"뭔데?"
"음..저..나 너 좋아한다"
"..."
"우리 사귈래?"
"..."

그녀는 대답이 없었다. 난 대답이 없는것보다 그녀의 당황하는 표정이 더 불안했다. 
뭔가 내 뜻대로 일이 풀리지 않을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어..나 잘 모르겠어..사귀는거 고민해본적이 없어..
니가 싫은건 아닌데..아니 물론 좋은데..남자친구까지 생각해본적이 없어..
지금도 너랑 충분히 즐거운데..우리 이대로 지내면 안될까?"
"어..그래..알았어..뭐..미안하다ㅋㅋ"

보기좋게 거절당하고 난 어안이 벙벙했다.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어서 그랬나보다. 
지금 생각해보면 예상을 못한게 더 웃긴다. 
무슨 자신감에 그렇게 당연히 수락할꺼라 생각했는지..

아무튼 한번 어색해진 분위기는 뒤로 돌아갈수가 없다. 
서로 겉도는 얘기만 조금더 주고 받다가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버스를 타고 돌아가는길. 그렇게 슬프지도 속상하지도 않았다. 
그냥 마음이 조금 아팠고 무엇보다도 실감이 나질 않아서 그랬나보다. 
그녀에게 문자가 왔다.
"짜장 미안해. 그냥 넌 오래보고 싶어서 그랬다고 생각해줘."

이게 어떤 개소린지 내가 1년만 먼저 깨달았어도 내가 그 개고생을
할일은 없었을텐데 아쉽게도 그땐 그게 그녀의 진심인줄 알았다.

2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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