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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만화

열도 여행을 하면서 감동먹은 이야기 좀 해볼게.

몇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확실히 기억해. 중1 겨울방학 때였어.
가족들이랑 나가사키에 갔었지.
여행 일정이 끝나고 밤에 호텔에서 나와 거리를 돌아다녔지.

근데 갑자기 길을 잃어버린거야.
어디가 어딘지, 그땐 또 일본어 인사도 모르는 정도로.
일본어는 하나도 몰랐어. 당황스럽지. 중1짜리가.
키도 작은 편이라서 초딩 정도로 보였을 거야.

미치겠는거야. 말도 안통하고. 파출소도 없고.
어쩔줄을 몰라하다가 시내 중심가에서 조금 벗어나서 약간 한적한 골목길을 걷고 있었어.
시간은 밤 10시였던 것 같아. 아마도.

길거리에 눈에 딱 띄는 게 있었는데, 어떤 할머니가 운영하는 노점상이 보였어.
다코야키도 있었고, 뎀뿌라 몇개 팔고 있던데.

너무 배가 고픈거야. 배고프고 춥고.
그 기분이 어떤지 직접 겪어 보지 못했다면 모를거야.

주머니를 뒤지니까, 자판기에서 거스름돈으로 받은 10엔짜리 두 개였던가..
하여튼 20엔이 있는거야. 내 기억속에 음료수 하나가 180엔이였거든.

어쨌든 20엔으로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었어.
막 눈물이 흐르더라.
저녁도 그 때 뭘 먹었는지 정확히 기억은 안 나는데,
하여튼 허접하게 먹었었거든.

진짜 배고프고 춥고, 돈은 없고, 더군다나 외국에서 길 까지 잃어버리고.
음......

근데 그 할머니가 나를 쳐다보는 거야.
일본어로 뭐라뭐라 하는데, 뭔 소린지 몰랐어.

그 할머니가 눈치를 챘나봐.
할머니가 접시에 다코야키 다섯 개 정도를 담아서 나한테 줬어.
내가 덜덜 떠니까 오챠도 한 잔 주고.

일본어 아리가또고자이마스라는 말도 몰랐어.
감사하다는 말도 없이 막 먹었어. 너무 맛있는 거야.

다 먹었더니 할머니가 한 접시 더 주더라.
그냥 또 먹었어. 먹고 더 주면 또 먹고. 진짜 배부르게 먹었지.

허기는 채웠으니까, 이제 가족들을 찾아야되는데.
무슨 말이 통해야지... 그래서 내가 '패밀리' 이러면서 막 뭐라 설명을 했지.
그랬더니 할머니가 가게를 정리하더니, 내 손을 잡고 어디를 갔어.

파출소는 아니였던 것 같은데, 하여튼 한국어를 하는 사람이 나를 보더니.
가족을 잃어버렸냐고 물었어. 그래서 그렇다 그랬지.

그 후에 어떻게 연락하고 막 그래서, 결국 가족을 찾았어.
곰곰이 생각해 보니까 할머니에게 감사하다는 말 한마디도 안 한 거 있지.
어쨌든 그렇게 한국에 돌아오고, 할머니는 기억속에서 사라지는 가 했었어.

고1 여름방학때야.
학교에서 장학생 대상으로 후쿠오카, 나가사키로 체험학습을 간다더라.
솔직히 우리나라에서 제일 싸고 만만하게 갈 수 있는 데가 후쿠오카, 나가사키잖아.

'아, 씨.... 거기 갔던 덴데...'
뭐 이러면서, 꿍시렁거리면서 따라갔어.
물론 친구들끼리 가니까 재밌겠지 하면서.

그러고 이틀짼가, 하여튼 나가사키에 도착했어.
여행 일정도 그 때 갔었을 때랑 비슷하더라.

밤에 친구들 따라 나갔지.
길거리가 뭔가 어디서 본듯한 느낌이야.

'아!!! 이건.... 그때 그....'

그래, 내가 길을 잃어버렸던 그곳이야.
갑자기 그 할머니가 생각이 나.

그 할머니를 찾기 위해서 그 주위의 골목길이란 골목길은 다 돌아다녔어.
마침내 뭔가 익숙한 골목길과 노점상이 있는거야.

'맞아... 그곳이었지.'

바로 노점상으로 뛰어갔어.
그런데, 그곳에 있던 사람은 할머니가 아니라 나랑 나이가 비슷해 보이는 고딩이었어.
할머니의 손자인 것 같아.

난 고1때부터 일본어가 좀 됬으니까 일본어로 말을했지.

'고코니 이타 오바상와...?'
'여기 있던 할머니는...?'

이렇게 물어봤더니.. 잘 알아듣지는 못했지만.
이타이 .. 어쩌구 하면서 말하는데, 대충 의역해보면
아프다는 것 같아.

아.... 그렇구나....

'......'

대충 되도 않는 일본어랑 영어를 섞어가면서,
그 학생한테 설명했어. 그 할머니가 나를 도와주었다고.

그리고 지갑 속에 갖고 있던, 내 증명사진을 꺼내서 주었어.
할머니께 보여드리고, 그때 정말 감사하다고, 전해달라고.
후에 할머니 대답이 궁금해서 그 손자의 폰메일을 물어보고,
한국에 와서 몇번 정도 메일을 서로 주고받았어.
할머니가 생각이 난다고 하더라.
괜찮다고... 뭘 그런 걸 가지고 그러냐면서.
나중에 또 놀러오면 맛있는 거 많이 해준다면서...



그 손자와의 마지막 메일.

'할머니가 돌아가셨다.'

근데, 그 할머니가 돌아가시기 몇일 전에,
그 손자에게 이것저것 얘기를 많이 하셨나봐.

근데 그 중에서 길 잃은 한국인 학생 얘기를 했대.
그러면서 그 친구한테 감사하다고 전해달라고 하셨나봐.

'뭔 소리지?'

알고보니까, 내가 길을 잃었을 때, 할머니 노점상이
장사가 하나도 안되었나봐. 안그래도 우울증(?) 비슷한 게 있었는데.
사람을 만난지가 오래되었나봐.

그때 노점상에서 유일하게
오랜 시간동안 같이 있어주었던 게 나래.




지금도 휴게소에서 다코야기 파는 거 보면,
가끔씩 할머니가 생각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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