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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만화

나는 경영학을 전공했어 지금은 물론 졸업했지.

 

다른곳도 어느정도 하겠지만 뭐니뭐니해도 팀플의 절정은 경영학과 아니겠음? 


진짜 매 학기 평균 2-3개의 팀플을 진행하면서 이러다 암에 걸려 뒤질수도 있겠다 싶더라..

 

프로젝트가 힘들거나 이런게 아니라 다들 알다시피 무개념 팀원들에 노답 종자들이 워낙 많아야 말이지.. 


아무튼 난 산전수전 다 겪으며 노련미 넘치는 베테랑 4학년 선배가 됨



막학기가 되었는데 한창 취업준비다 뭐다 해서 빨빨거릴때라 수강신청기간을 까먹어버렸어. 


그러니 꿀빨수 있는 교양과목이며 재택같은걸 들을 수가 있나.. 남는거 신청했지

 

진짜 막학기만큼은 쉽고 편한거 박아넣고 룰루랄라 평온가득한 캠퍼스 라이프를 꿈꿨는데 


ㅅㅂ 마지막까지 전공이라니 하.. 하는 마음으로 어슬렁어슬렁 첫수업에 들어갔다.

 

학부체제 특성상 워낙 여러과 사람들이 모여있기도 했고, 


경영학을 복수전공이나 부전공으로 선택한 예체능 애들도 많아서 늘 새학기엔 뉴페이스들이 가득했고 싱그러웠어 .


 

그래도 아는 얼굴들이랑 인사하고, 몇번 수업 듣기도 한 교수님이었던 터라 인사 드리고 


교수님 ㅎ 저 막학기 ㅎ 헿헿 거리며 살랑살랑 애교 한번 떨고 자리에 와서 앉았음

 

첫수업은 오리엔테이션이라 대충 그냥 흘려듣고 핸드폰 톡톡 거리고 있는데 


뜬금없이 이번 학기엔 타과생 비중도 굉장히 많고 인원수도 많다고 팀플을 해보자는거 아니겠슴??

 

아니 ㅅㅂ 수업 세번 들을동안 어 ? 한번도 안하던 팀플을 왜 갑자기 ? 아 미치셨나 징징징 하다가 


결국 하 내 팔자가 그럼 그렇지 하면서 이내 체념하고 얼빠진 채로 있었다.


 

좀 귀찮긴 하겠지만 막학기라 취업준비 어쩌고저쩌고 하면서 '조장'만 피하면 그렇게 어려울 것도 없겠다 싶기도 했고, 


심할땐 팀원 여섯명인데 혼자 다해서 한적도 있으니까.

 

이런저런 생각하고 있는데 교수님께서 조 짜서 제출하라 그러면 아무래도 경영끼리 뭉치거나 해서 


타과생들 불리할 것 같으니 자기가 다음주까지 편성해서 알려준다고 하심.

 

저말을 끝으로 쿨내나게 수업 땡치셨고.


나는 다음주에 맞이하게 될 불행 아닌 불행은 신경도 쓰지 않은 채 룰루랄라 하며 집으로 향했어..........

 

 

그렇게 일주일이 흘렀고 나는 그래도 저번주보다는 각이 잡힌 모습으로, 


멋스러워 보이되 결코 아저씨느낌은 나지 않게끔 엄청 노력한 세팅을 하고 수업에 들어갔다.

 

외로운 쏠로남은 언제 어디서나 어느정도의 준비는 되어있어야 한다는 믿음 + 


내가 먼저 입밖에 내지 않았는데 딱봐도 푹 늙은 고학번 늙은이로 보이고 싶지 않은 마음 때문에.


 

암튼 곧 교수님이 들어오셨고, 이름을 호명하며 지정해준 자리로 옮겨 앉으라고 말씀하시곤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 클래스는 드디어 조원의 얼굴을 확인할 수 있었지.

 

나는 수강정정기간, 그러니까 제일 마지막에 추가적으로 이 수업을 신청한 학생이라 


출석부 제일 뒷쪽에 이름이 있었기 때문에 거의 마지막에 호명이 될 수밖에 없었어

 

내 이름이 나오자 주섬주섬 짐을 챙긴 뒤 내가 가야 할 자리 쪽을 찾고 있는데 


저 멀리서 웬 희끄므리하고 길쭉한 팔 하나가 씩씩하게 흔들리고 있더라고. 

 

아는 사람인가 싶은 마음에 쳐다보며 그 자리로 가는데 


웬 쌩판 첨보는 여자 하나가 잃어버린 가족 상봉한듯한 반가운 얼굴로 격하게 맞아주길래 한참을 고민했었다.

 

고민한 부분은 단지 수업을 빼야하나 말아야 하나 하는거였어. 


여자의 신상에 대해선 애꿎은 내 기억력을 고문할 필요가 없었거든. 왜냐면 그녀는 외국인이었으니까.  


 

갈색이라기엔 밝고 금발이라기엔 어두운 그 중간색의 묘한 머리칼과 가지런한 눈썹, 


그리고 회색빛이 감도는 옅은 녹색의 예쁜 눈의 그녀는 베시시 웃으며 내게 인사했어.

 

분명 객관적으로 봐도 상당한 수준의 미녀였음에도 불구하고 


그 당시 순간의 난 '아. 왠지 팀플이 ㅈ될것 같다.' 라는 생각으로 가득찬 상태라 굳은 얼굴로 자리에 앉았지.

 

( 나중에 친해지고나서 들어보니까 그녀는 이 때 내가 무섭고 너무 불편했대. 제 딴엔 용기내서 반갑게 인사했는데 반응이 그랬다고 ㅋㅋㅋㅋㅋㅋㅋ )


 

그럴수 밖에 없었던게 예전에 중국교환학생 두명을 데리고 팀플 한적이 있는데 그야말로 지옥이었거든. 


의사소통은 안되지, 일의 진전은 없지, 그렇다고 화내기도 뭐하고.

 

근데 말했다시피 나는 수강정정기간에 넣었고, 


이 수업도 진짜 간신히 자리 남아서 겨우겨우 신청에 성공했기 때문에 수업을 빼고 다른 걸 들을 상황이 아니었다.

 

아무튼 그래서 결국 이 수업을 듣되 조를 바꾸던가 아니면 최대한 비중이 작은 파트를 맡아야겠다는 결론을 내고, 


나는 그제서야 내가 속한 조원들을 둘러볼 수 있었어.

 

오다가다 몇 번정도 얼굴을 본 적 있는 것 같은 경영학과 2학년 여자 후배 두명과 나,


그리고 아까 말한 예쁜 눈을 가진 백인 여자 한명. 이렇게 한 조가 구성되었더라..

 

 

나는 ㅅㅂ 교수님을 원망했다. 4학년 수업인가 그랬던걸로 아는데 


2학년 새내기 둘에 외국인 한명을 들쳐업고 울면서 기어가는 내 모습이 순간 그려져서 너무 우울했어.

 

암만 막학기라 학점욕심은 없다쳐도 평타는 쳐야한다는 주의라 좀 짜증나긴 했는데, 


뭐 어쩌겠냐 이미 일은 벌어졌고 대안은 없으니 상황을 받아들이는 수밖에 없었지.


 

2학년 여자애 두명은 이미 조편성을 보자마자


일 잘하고 늙은 호구새끼 한마리가 속해있음을 파악했던건지 '아무것도 멀라여 옵빠!' 모드로 백치미를 줄줄줄 흘리고 있었고

 

우리 이뿌니 외국인 아가씨는 팀을 이뤄 수업을 하는게 마냥 신기했는지 


방긋방긋 웃으며 팀원들을 번갈아 쳐다만 보고 있었기에 최대한 빠지려는 내 의도는 결국 개밥이 됨

 

서로가 얼타고 어색해하는 상황을 못견딘 나는 결국 나설수밖에 없었음. 


늙은이 호구조장새끼 역할을 감수하고 최대한 많은 협조를 바라며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했다.

 

 

2학년 두명은 편의상 앞으로 A와 B라고 얘기할께. 


A는 전형적인 여우상으로 나중에 알고봤더니 역시 과에서 나름 유명한 여신(?)으로 얼굴 몸매 둘다 훌륭하긴 했어

 

그리고 B는 보통 여신 옆에서 수발들며 따라다니는 친구의 전형적인 모습이었는데 


그냥 약간 평균 이상인데 A급 옆에 붙어다녀서 빛을 못보는 타입이였어. 근데 자존심? 아무튼 고집 짱 살면서 만난 Best 소고집 1등

 

A랑 한동안 떡떡거리며 떡파트너된 썰도 있긴 한데 이 얘기의 주인공은 아니니 나중에 따로 풀기로 할께. 


문제는 아까 말한 외국인 학생..


 

외모에 대해선 아까 살짝 언급했지만 좀 더 자세하게 말하자면 


얼굴 예쁜건 둘째치고 키는 171정도에 진짜 탄탄하고 건강해보이는 몸매를 가지고 있었어. 

 

우락부락한 느낌의 건강미가 아니라 뭔가 되게 잘 빚어놓은 느낌? 


가슴도 대놓고 막 큰게 아니라 전체적으로 밸런스가 굉장히 좋았어. 나이는 23살이고 고향은 독일이랬어.

 

교환학생으로 우리나라에 오게 되었고 한국에 대한 관심이 많으며 


원래 전공은 다른 것이나 마케팅 관련해서 알고 싶어 수업을 듣게 되었고, 현재 자취를 하고 있다더라.

 


이름은 쓰기 뭐하니 이 친구는 앞으로 밍밍이라고 부를께. 


왜 밍밍인지는 썰 풀다보면 자연스럽게 알게 됨ㅋㅋㅋㅋㅋ 아무튼 독일여자들은 우락부락하다는 편견을 깨버림.

 

그냥 여지껏 살면서 봐왔던 여자들 중에 아직도 제일 상위권에 들 정도로 예쁘고 섹시한 그런 여자였어.  

 

 

암튼 서로의 간략한 정보를 나누며 팀플에 대한 간단한 회의를 하고 


수업을 마저 들은 뒤 나는 집에 오는 길에 단체카톡방을 열어두었고 특별히 밍밍이에게 갠톡을 날렸어.

 

이때만 해도 뭐 다른 흑심이라던가, 


아니지 예쁜 여자, 그것도 예쁜 외국 여자에 대한 미지의 호감은 있었지만 그 외의 생각은 없었고 단순히 수업때문에 연락을 한거였음.

 

( 아.. 의사소통은 어떻게 했냐면 그친구는 영어도 되게 자유로웠고 한국어도 그렇게 못하진 않았던 터라, 영어 반 + 한국어 반 섞어서 했는데 크게 무리는 없더라. )

 

 

: 밍밍. 크게 도움이 될 일은 없겠지만 그래도 수업 들으면서 불편한 점이나 궁금한거 있으면 나한테 물어봐요.

밍밍:  고맙습니다 :D 다음주에 만나요. 그렇지만 책은 너무 비싸요.

 

썰 풀땐 그냥 한국어로 다 쓰긴 했지만 실제로는 영어랑 한국어랑 뒤죽박죽이었어..ㅋㅋㅋㅋㅋㅋ 


그래서 재밌는 일들이 더 많이 생긴 것도 있지만 아무튼 답장이 저렇게 옴

 

 

: 무슨 책이 비싸요? 수업 교재?

밍밍 : 맞아요. 아까 교수님 꺼 보니까 굉장히 무거워보였습니다. 운동할 수 있는 기능이 있어서 비싸요 ' ' ?

 

 

전공 교재라 엄청 두꺼운 책이었는데 밍밍이의 답장을 보고 처음에 이게 무슨 개소린가 했어. 


영어 한국어 범벅인데 이게 조크인지 뭔지 내가 바로 알 수가 있나 원ㅋㅋㅋㅋ

 

아무튼 책이 무거워서 운동을 해도 되겠다는 말장난을 보고 


그전까진 범접못할 엘프를 대하듯 불편하던 내 마음이 조금은 편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더라. 


 

타국에서 혼자 공부하는 안쓰러움 + 예쁜 여자에 대한 호감 + 


조장으로써의 책임감 등의 마음으로 아주 적극적으로 리액션을 취해주고는 책을 싸게 살 수 있다고 조언해줬어

 

저작권때문에 원래는 하면 안되는 방법이긴 한데 널리 쓰이고 있는 '제본' 시스템을 말이지. 


근데 밍밍이가 잘 못알아듣길래 답답한 나머지 그냥 내가 구해다 준다고 말했음.

 

어짜피 나도 사지 않고 아는 후배들 통해서 교재 구하던가 제본할 생각이어서 


내꺼 하는김에 같이 해준다고 말한건데 밍밍이가 그럴순 없다며 굳이 같이 가자는 거야.

 

 

밍밍 : 불법적인 일이에요. 나때문에 경찰 만날 수 있습니다 나도 같이 가요 ! 

: ㅋㅋㅋㅋㅋㅋㅋㅋ 무슨 경찰을 만나요 그냥 내꺼 하는 김에 할께요. 수업시간때 책 줄 수 있어요.

밍밍 : 안돼요. 자상한 친구를 벌써 잃고 싶지 않아요. 우리 함께 해야 합니다.

 

이런식으로 얘기를 하는데 이미 난 밍밍이랑 갠톡 시작할때부터 무장해제가 된 것 같아. 


이쁜건 둘째치고 서투르지만 말을 너무 예쁘고 재밌게 하길래 톡하면서 아빠미소.

 

아무튼 혼자가도 된다, 아니다 같이가자 이렇게 아웅다웅하면서 얘길 하다 


결국 이틀 뒤 같이 가기로 약속을 했고 그럼 그 때 보자며 얘기 끝내고 씻고 자려고 누웠는데,

 

 

밍밍 : 도와줘서 정말 고마워요. 저도 앞으로 잘 도와줄께요. 잘자요 오빠 :b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게 뭐라고 이렇게 간질간질했는지.


볼륨감넘치고 늘씬늘씬한 외국 아가씨에게서 오빠 소리를 들을 줄은 정말 생각도 못했었던 터라 충격은 굉장했어 ㅋㅋㅋㅋㅋㅋ

 

오빠 소리를 어디서 배운건지 막 웃으며 물어보고 싶었지만 그러고 싶지 않았어. 


그렇다고 씹고 싶지도 않아서 뭐라고 답장할지 고민하다가 딱 전송하고 바로 자버렸음

 

 : So swe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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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근데 썰게에다 쓸때 어휘 수위 어디까지 가능? 욕같은것도 다 빼야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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