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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만화



썼던 글이 날아가서 다시 쓰느라 늦었습니다.
재미가 있는지 모르겠네요.... 글을 너무 오랜만에 써보는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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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안대교에 도착해보니 하늘은 어느새 어두운 파란색물감이 붉은 태양을 먹어버렸는지 어두워져 있었다.

차에서 내려서 본 광안대교의 첫인상은 나의 예상을 빗나갔다. 

사진속으로만 봐서 그런지 엄청 큰 대교를 생각했는데 생각만큼 크지는 않았다.

하지만 야경은 매우 멋있었다. 조명이 빛나고 카메라 셔터들도 빛나기 시작했다.

광안대교를 찾은 많은 사람들처럼 우리도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사진도 찍고 장난도 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시간이 너무 빠르게 지나고 있었다.

국방부의 시계에 누군가 중력을 조절하는게 분명했다. 이토록 빠르게 지나가는 시간이 너무나도 아쉬워 

시간을 담는 카메라로 찰칵! 플래쉬가 터지고 우리의 웃음도 터지고 터진 불꽃이 밤하늘에 떠있는 달을 빛나게

했다.

우린 그렇게 광안대교를 벗어나 숙소로 돌아왔다. 

소금기와 땀이 묻은 옷들을 벗어 던지고 우리 할 수있는 가장 멋스럽고 이쁜 옷을 입었다.

향수도 다시 뿌리고 양치질도 꼼꼼히 했다.

이제 전장으로 떠날 시간이였다. 







우린 숙소를 떠나 근처 마트에 들러 술과 안주거리를 샀다.

마트 아주머니가 추천해준 돗자리도 큰놈으로 골랐다.

우리만 앉을 자리가 아니니깐....

검은 봉지들과 돗자리를 둘러메고 우린 해운대 해수욕장의 빛나는 모래사장으로 걸어갔다.

그 순간 반짝이는 무언가가 하늘위로 날아가는 것을 보았다.

'이 시간에 연을 날리나......'하고 생각할 찰나....

자세히 보니 그건 연이 아니였다.

은박을 입은 돗자리였다....

태풍은 소멸했으나 아직 태풍의 영향이 남았는지 해운대 바닷가 앞에는 강풍이 불고 있었다....

적막한 백사장을 본 우리는 할말을 잃어 그 자리에 굳어버렸다.

돗자리가 날으는 양탄자처럼 날라다니는 곳에서 앉아서 술을 마실 사람은 없다..

우리의 모텔이 건물들 사이에 있어서 생각하지도 못했었는데...바람이 쉬이 가실만한 바람이 아니였다.

"인영아... 여기 왜이러냐....'

"이런적은 저도 처음인데....."

그렇게 텅빈 백사장에 스탠드를 따라 우리는 무작정 뚜벅뚜벅 걸었다....

걸으며 우리는 여기 좀 걷다가 아니다 싶으면 10시쯤에 호텔 나이트로 가기로 정했다.

그 상황이 누군가에게는 짜증날만한 일이될지 모르지만 그 당시 우리에게는 그 모든것이 재미로 느껴졌다.

그렇게 웃고 떠들며 걸어가고 있을때 저 멀리서 사람 3명이 돗자리에 앉아있는 모습이 보였다.

'아니 이 바람에 술쳐먹는 사람도 있구나....'하고 신기해하며 터덜터덜 걸어갔다.'

앉아서 술마시는 사람들이 가까워지자 그 사람들이 여자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우리끼리 여자들 깡이 좋다는 등 경상도 여자들 기가 장난 아니라는 등의 얘기를 주고 받으며 누군가가 저

쪽으로 가보자는 사람들은 없었지만 꽃이 있는곳에 벌이 꼬이듯이..

우리는 이모텝에 홀린 사람들처럼 그곳을 향해 걸어가고 있었다.





그녀들의 얼굴이 볼수있을 정도에 간격으로 좁혀졌을때 우리는 자연스럽게 헌팅을 시도하기로 하였다.

그녀들은 화려하거나 엄청 이쁘거나 옷을 야하게 입지도 않았지만 우리에게 다른 옵션은 존재하지 않았다.

이번엔 우리중에 가장 뻔뻔한 덕이가 가보기로 했다.

나머지(나포함) 세명은 조용히 스탠드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바람이 생각보다 차가웠다. 바람소리가 윙윙소리를 내며 세차게 불고 우리를 이 해변가에서 몰아내고 있는것 같

았다.

그때 여자쪽에서 한참을 얘기하던 덕이가 우리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합석이 성공한것 같았다.

물론 여자쪽도 그런마음으로 온것이라면 다른 옵션은 없었을 것이다.

우리는 우리가 가진 술과 안주를 가지고 돗자리를 향해 걸어갔다.

오늘 그녀들이 우리의 소녀시대라고 생각이 들정도였다.

내 눈엔 그렇게 아름다운 여자들은 없었다...지금은 기억도 잘 안나지만..

그렇게 자리를 잡아 앉으려고 하자 덕이가

"형 우리 술집으로 가자 여기 여자분들이 너무 추워서 여기서 못먹겠다는데...."

순간 남자들 꼬셔서 술집가려고 자리잡고 있었구나라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지만 그런 생각조차 우리에게는

사치였다... 우린 군인이니깐....

"그럼 술집으로 바로 갈까요?" 내가 묻자 흔쾌히 가겠다고 했다.

그렇게 우리는 해운대 근처에 있는 아마 맥도날드 가는길에 있던 2층 술집으로 기억이 난다.

그 술집으로 들어갔다.

어색한 통성명과 아까와 같은 가짜 프로필 스키부 소개로 우리의 소개를 마쳤다.

여자분들은 모두 나랑 동갑이였다.

모두 같은 유치원에 다니는 유치원선생님이라고 했다.

키들은 모두 아담한 편이였고 여자들의 이름은 민지, 혜영, 유림이라고 했다.(물론 가명이다.)

민지라는 여자분은 검은색 단발머리에 다소 차가워 보이는 인상이였으며 생김에서 들어나듯 약간 시비를 걸며

장난을 치는 스타일이였고 혜영이라는 여자는 솔직히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는다. 다만 친구들중에서 엄마와

같은 역할인지 친구들의 이것저것을 잘 챙겨주었다.

유림이라는 여자에는 블론즈 컬러의 긴머리에 웨이브파마를 하고 동그란 얼굴에 미인의 얼굴은 아니였지만

귀염있게 생긴 얼굴이였다.

7명이 옹기종기 모여 술도 한잔 두잔 들어가며 추웠던 우리의 몸도 서서히 녹아내리고 우리의 어색한 감정도

녹아내렸다.

술집에서 연신 나오는 바다를 주제로 한 신나는 노래는 분위기에 취한 우리들에게 흥을 더욱 복돋아주고 있었다.

많은 얘기가 오고 가고 술이라는 녀석은 신기하게도 몸속으로 들어가니 심장의 두근거림과 함께 내 안에 숨어있던

연애세포도 함께 두근거리며 살아나는 느낌이였다.

입이 한번 열리자 나는 그 술자리의 분위기를 주도하는 사람으로 바뀌어 있었다.

내가 하는 재미난 이야기에 그녀들은 연신 깔깔거리며 웃기바빴고 어색한 시간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어느새 우리는

어제도 함께 술을 마셨던 사이처럼 아주 편안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술을 잘 마시지 못하는 편인 나는 이미 치사량을 넘기는 술을 마시고 있음에도 이대로 쓰러질 수 없다는 마음

으로 이성의 마지막 끈을 힘겹게 붙잡은체 힘겹게 힘겹게 마지막 힘을 내어 버티고 있었다.

술게임이 한번 두번 돌자 정신을 차리기 힘들었다. 

술이 돌고 내 머리도 돌고 점점 귓속에 소리들도 빙빙돌았다.

눈치를 보아하니 웨이브파마를 한 유림이에게 인영이가 마음이 있는것같아 보였다.

시원한 바람이 쐬고 싶었다.

난 조용히 애들에게 눈치를 주고 밖으로 나가자고 하였다.

우리는 담배를 한대 피고온다고 말하고 조용히 밖으로 나왔다.

담배를 내뿜으며 인영이에게 "너 저여자 맘에 들지?"라고 창문안으로 비춰지는 그녀들을 손으로 가르키자 

"전 상관없습니다. 형들도 있는데 형들은 어떤데요?"라고 대답했다.

난 어차피 제대를 하면 이 녀석보다 좀더 여자를 만날 기회가 많겠지만 이 친구들은 들어가면 2년 가까운 시간을

부대안에서 보내야 한다고 생각하니 내가 양보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 나와 덕이는 빠지고 현우랑 인영이를 밀어주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난 어차피 좀 있으면 제대야... 내가 너희들 밀어줄께 내가 너희들보다는 좀 더 그럴기회가 먼저 생기지 않겠냐?"

라고 말하자 "진짜 전 괜찮은데...." 라며 인영이가 뒷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딱히 싫은 눈치는 아니였다.

하긴 군인들이 싫은게 어딨나...

"그런데 솔직히 유림이라는 애는 형한테 관심있는것 같던데 형이랑만 얘기하고 어차피 인영이 한테 맘도 읍어요.

차라리 잘 이루어 질것 같은 사람이라도 되는게 더 낫지 않겠어요?"

전혀 몰랐다.... 나에게 딱히 관심이 있어보이지도 않았다.

그 정도로 눈치가 없는 편은 아닌데 나에게 전혀 그런 느낌은 오지 않았다.

술기운이 돌아서 그런지 아니면 자리가 너무 시끄러워서 그런건지 난 전혀 눈치채지 못했는데 현우에 눈에는 그런

모습이 보였었던것 같다.

"야 인영아 유림이라는 여자는 어차피 너한테 관심도 읍어... 그냥 다른 여자를 노려봐봐"

"전 아무나 상관 없어요 ㅎㅎㅎㅎㅎㅎㅎ"

"야 기다리겠다 후닥 들어가자 그냥 되는 사람 알아서 가라 다같이 안되면.....클럽이나 가던가."

덕이의 말 한마디로 이 모든 혼란은 깔끔하게 정리되었다.

자리에 앉자 여자들은 무슨 담배를 하루종일 피냐며 담배 좀 끈으라고 운동부가 그렇게 담배펴도 되냐며 소란스럽게

떠들어댔다.

완전 10년지기 친구가 따로 없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좀더 시간이 흘렀나보다. 현우에 얘기를 듣고 난 후 난 유림이라는 여자애가 더 크게 신경이 쓰였다.

하지만 나에게 관심이 있는지 모르겠다.. 나에게 관심이 있는건지....그냥 재미있는 사람이라 생각되는지

가게에 처음 들어왔을때 들렸던 DJ DOC의 여름이야기가 다시 흘러나오는걸 보니 우리가 여기에 온지 시간이 꽤 되었다는

것을 알았다.

그 사이 우리 테이블에 안주그릇들은 모두 비워지고 아이스크림 포장지가 대신하고 있었다.

다들 이제 술에는 관심이 없는지 껌들만 씹어대고 있었다.

차가운 오뎅탕만 덩그러니 테이블 한가운데에 자리잡고 있었다.

이제 슬슬 자리를 옮길 타이밍이였다.

자리 옮기기 전에 화장실에 다녀오고 싶었다. 일행들에게 화장실에 다녀온다며 말하고 화장실에 갔다.

나프탈렌향기가 코를 찌르는 화장실에서 나는 조용히 소변기에 떨어지는 내 몸에 수분들을 무심코 바라보았다.

여기에 오기까지 우리가 계획을 하고 태풍이 온다고 좌절하고 휴게실에서 소리질렀던 일들이 모두 꿈처럼 느껴졌다.

붙잡고 싶은 하루가 가고 있었다....

손을 씻고 나오자 유림이가 밖에 서있었다.

"여기 왜 서있어?"

라고 내가 당황하며 묻자

"여기 공용이야"라고 대답했다.

돌아보자 빨간색 숙녀와 파란색 남자가 그려진 화장실 표시가 보였다.

"몰랐네 공용인지... 들어가 나 자리에 있을께"

"나 공용 진짜 싫은데... 문앞에서 좀 기다려주라 남자들 못들어오게"

"내가 문지기냐?"

"진짜 좀 부탁할께"

그렇게 성문을 지키는 병사마냥 우두커니 화장실 앞을 지키고 서있었다.

계산을 하고 지나가는 사람들도 줄서서 기다리는 사람으로 생각했는지 들어오려다 힐끗보고 그냥 지나쳤다.

몇분뒤 세면대에서 손을 닦는 소리가 난뒤 그녀가 문을 열고 나왔다.

"혹시 휴지있어?"

"내가 유한킴벌리냐? 들고 다니게?"

라고 장난스럽게 대답하자 그녀는 다시 꺄르르 웃었다. 웃는 모습이 귀여웠다.

그렇게 다시 자리로 돌아 가기위해 뒤를 돌았을때 갑자기 등뒤로 따스한 기운이 느껴졌다. 

아래를 내려다보니 그녀의 가느다란 팔이 내 배를 감싸고 있었다....

"나 어지러워 좀만 이렇게 있어줘...."

그녀의 말과 함께 나의 모든 말초신경이 그녀의 팔로 집중되고 나의 몸속 아드레날린이 샘솟기 시작했다.

달콤한 향수냄새가 났다. 심장이 뛴다.... 심장에서 나는 쿵쿵소리가 귓가에 빵빠레처럼 울려 퍼졌다.

내가 그녀의 팔을 잡고 뒤로 돌았다.

눈을 바라본다.

그녀의 눈에 비친 술기운에 붉어진 내 얼굴이 비춰보였다.

술기운에 붉어진건지 이 상황으로 붉어진건지 모를 일이다.

그녀에 눈에 비친 내모습이 점점 크게 비춰졌다.

얼굴을 비스듬하게 돌려본다.

입안에 아카시아 껌 향기가 퍼진다....

그렇게 서로의 입이 맞춰지고 입안에 들어있던 껌들이 서로 뒤바뀌줄도 모르고 서로에게 취해있을때 

우리가 이제 자리로 돌아가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로 입을 떼어내고 다시 눈이 마주쳤을때 그녀는 부끄러운듯이 고개를 돌렸다.

내가 빙그레 웃으며 손을 잡자 그녀도 손에 힘을주어 잡았다.

혼자 화장실에 갔던 난, 자리에 돌아왔을때 그녀의 손을잡고 함께 돌아왔다.

자리에 있던 애들은 우리를 보자마자 시끄럽게 떠들어 댔다.

조용히 그녀에 손에 신경을 집중하고 노래를 들었다. 

버즈에 나에게로 떠나는 여행이 들려왔다.

내가 씹던 풍선껌이 아닌 아카시아 껌 향기가 달콤하게 느껴졌다......

귓속에서는 노래와 함께 내 심장소리가 쿵쿵소리를 내며 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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