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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만화

내가 좆고딩일때야.


그때 당시에 울집이 사정이 생겨서 울 가족이대천에 있는 시골로 내려가서 살게 됬어.


시골 중 시골이라고 불러도 될만큼 좀 발전이 덜되있었어.


솔직히 많이 불편할거 같다고 생각했지만 부모님앞에서 투정부릴수는 없었지.


난 어차피 공부도 안하던놈이라서 공부문제는 신경안썼어.


문제라고 한다면 너무 심심했다는거?


내가 휴대폰이 있었던것도 아니고 여기에 제대로된 컴퓨터가 있는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같이 놀 또래 친구도 있는게 아니였어.


그래서 처음 몇일은 주변 산책이나 하고 있었지.


(동네가 집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게 아니라 되게 넓었어.)


그러다가 보기에 딱나보다 조금 어린 정도일거 같은여자애를 발견했어.


처음 봤을때는 좀 예쁘네 이정도 였음.


그 다음날도 그쪽으로 가니까 그 여자애가 있었음.


그런데 뭔가 나도 얘 보는게 재미가 들렸는지 맨날가서 보게되드라.


그러다가 문득 이런 시골에서 저런애 혼자 뭐하고 놀지? 하고 생각 들더라.


그 여자애에 대한 호기심이 들기 시작했달까.


어느날은 평소보다 더 다가가봤어.


보니까 생긴거에 비해 옷이나 꾸민거는 보통 여자애들보다 못한거 같아.


시골이라 그랬겠지..?


아무튼 걔는 강가에서 바위에 쭈그리고 앉아있었어.


난 은근히 근처에 가서 앉았지.


그런데 먼저 말걸어 오는건 여자쪽이더라.


그냥 여기서 나를처음본다 뭐 이런 내용이었어.


참고로 난 남중 남고라 여자를 어떻게 대하는지는 몰랐어 가지고


내가 좀 호구스럽게 장단을 맞춰주고 하는데도 혼자서 이것저것 말하드라.


좀 대화가 될때 쯤에 내가 여기서 쭉 혼자살았냐고 물었음.


들어보니까 여기에 학교가 있었는데 여느 시골 학교처럼 사람이 없어서 문을 닫았다고해.


아무튼 처음에는 그 학교 출신 아이들이랑 놀았는데


그 애들은 다 다른데로 이사갔고 자기 혼자 남은거래.


그후로 같이 있던 자기 언니 마저도 최근일하러 다른 지역으로 갔고...


난 속으로는 많이 외로울거 같다고 생각했는데


이거 듣고 나서 빨리 주제를 바꿔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딱히'외롭겠다..' 이러고 말았음.


뭔가 이야기가 어두워 질거 같아서 그랬나?


암튼 이렇게 대화로 친해지고 나서 다음날부터 이쯤에 와서 같이 놀았어.


동네도 소개시켜주고 시골의 간식거리나 놀거리 이런것도 소개시켜주고...


시골애가 다 그런지 모르겠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순수하고 활발하고 건강하드라.


추억거리라고 한다면, 내가 그땐 운동도 잘 안하고 하느라 또래보다체력이 많이 딸렸어.


당연히 그걸 알게된 여자애는 매일 만날때마다 운동을 시켜줬음.


지옥훈련이다!라고 말할때는유치해보이기도 했지만 시골애라 그렇겠지 했음.


지금의 눈으로 봤으면 귀엽다고 생각했겠지. ㅋㅋ


음.. 운동이라고 하면 같이 동네 조깅하거나 달리기 시합?


처음에는 얘 노는데 장단맞춰주기 식으로 한건데


여자애가 나보다 오래 달리고, 더 빠르게 달리고 하니까 은근쪽팔린거야.


그래서 열심히 하다보니까 나중엔 얘보다 내가 더 좋아지더라.


그리고 창고에서 오래된 폭죽도 찾아냈었는데


같이이거가지고 동네 근처에서 놀다가 시끄럽다고 혼나기도 했고 ㅋ.


그러고 보면 남자인 나보다도 남자같은 성격인 얘가 주로 이끄는대로 놀았던거 같음.


언제는 내가 혼자 산에 갔다가 길을 잃고 헤멘적이 있는데


날도 어두워지길레 존나 무서워서 남고딩새키가 울기직전인 상태로 막 헤메는데


설상가상으로 슬리퍼까지 찢어져서 맨발로 돌아댕겼음.


그러다가 내 이름부르는 소리가 나서 갔더니 그 여자애가 있었음.


부모님이 어두워져도 안돌아오는 내 걱정하셔서 그 여자애 불러서 같이 찾고 있었던 거야.


그때 부모님은 다른방향으로 가셨고 걔만 있었었음.


그때 내 발은 나뭇가지나 자갈같은거 밟고다녀서 피가 나고 있었음.


그리고 결정적으로크게 찢어진 부분도 있드라.


긴장이 풀리니까 발이 아팠던것도 알게됬어.


내 발때문에 못가겠다니까 그 애가 나 업고 산에서 내려왔었음..


사실 그럴필요는 없었는데 걔가 더 다치면 위험하다고 업어줬던거임.


내생에엄마 이외에 처음으로 날 업어준여자였음.


시골애라 그런지 남자고 여자고 딱히 구별안하는 애였어.


뭐 아무튼 이렇게 계절이 몇번바뀌면서 몇달을지냈지...


아까 말했듯이 집안 사정때문에 살게 된거라서


이젠 다시 올라가게 된때가 됬었을 때였으.


집에서 이제 올라가게 됬다고 부모님한테 통보듣고


걔한테 이걸 어떻게 전해야 하나 고민했음.


뭐 어쩌다 결국에 말하게 되었으.


그리고 여자애가 울었는데 난 애 우는거 처음봤음.


항상 씩씩하고 남자다워서...


그런데 걔 우니까 나도 갑자기 울컥하고 좀 울었음...


돌아가기 전날 밤은 뭐라도 해야할거 같애서


동네에 있는 큰 나무 옆 정자에서 나란히 누워서 이것저것 얘기했음.


그리고 원래 살던곳에 돌아와서 학교도 다시 다니고 하면서 지냈음.


그 여자애는 컴퓨터도 폰도 없어서 서로연락은 못했지 당연히...


가끔 부모님이 그곳 사람이랑 연락하는데 그냥 대신안부물어보는 정도?




그리고 군대가기 전에 한번 그곳에 가볼생각임.



그냥... 오늘따라 그때 생각이 나서 썰풀어봄.






+
갔다온 후기


전에 저 썰을쓰면서 진짜 꼭 가보고 싶었는데




평소에 생각은하면서 언젠가 만나러 가기는 하겠지 하고 뒤로 미루고만 있었음..




사실...




알바 같은건 뭐 몇일 쉬면 되는거라 상관없었고




마침 나는 휴학중이라 평소에도 만나러갈기회는 얼마든지있었지만.




어머니가 내가 혼자 멀리까지 여행 가는걸 꺼리셔서 못가게 하셨었어.







그런데! 그러다가마침어머니가 일을 그만두시고 집에서 쉬게 되신거야.




집에서 무료하게 계신 어머니를 설득시켜서 어떻게 다시 그 대천 시골로 가기로 했어.




아버지도 쿨하게 휴가내시고 가족들이 차타고 시골로 갔어.







그리고 오랬동안 달리다가마침내 그 마을에 도착했음.




차안에서는 여자애가 아직 있을까? 날 보면 무슨생각을 할까?




라고 고민하고 어떻게 물어보면 어떻게 대답해야지 같은걸 짜놓기도 했었으.




마을로 들어갈때 다리를 지나는데 다리 지날때 보면 큰 나무옆에정자가 보이는데




그곳에서 마지막밤을 지냈었던거 생각하고 추억에 잠겼지.




우리 가족은 아버지 친구댁에서 머물기로 했어.




전에 시골와서 지냈던데도 이곳이야.




낡아보여도 겁나게 넓어서 따로 내방도 있었을 정도였음.




게다가 지금은 전체적으로 집이리모델링도 되어있는거 같았음.




거기서 어른들한테 인사도하고 잠깐 과일도 먹었어.




그러다가 어른들 이야기에 언뜻 여자애 이름이 거론된걸 들었어.




그순간 이곳에오게된 목적을 깨닫고 난 빨리 여자애를 만나고 싶은 생각뿐이었지.




어떻게 타이밍노려서 나만따로 빠져나왔어.




그리고 그 여자애랑 처음만났던 그 강가로 갔어.




물론 여자애가 또 있지는 않았지.




그길로 바로 여자애 집쪽으로 가봤어.




전에는 길고 힘들었겠지만 지금 가보니까 별거아니더라고.




여자애 집에가니까 여자애 어머니가 나오셨어.




처음엔 몰라보시다가 내가 잘 설명하시니 다시 생각나신듯 했음.




그리고 여자애 혹시 어디갔냐고 물었는데




지금은 씻고있으니까 기다리라고 하시더라.




그리고 마당에 앉아서 어떻게 변했을까 하고 생각하고 있었어.




생각보다 오래걸리는거 같아서 혹시 내가 있다는걸 까먹으신건가




라고 생각하고현관문에 노크 하려고다가간 순간




문이 열렸음.




그리고 서로 마주치게 되었어.




전보다 기른듯한 머리는 물기가덜 마른거 같았고




전에 입던 촌스러운 옷이 아니라 평범한 추리닝을 입고 있었고




피부는 전보다 더 하얗게 변한거 같았음.(막 씻고 나와서 그런가)




전체적으로 보자면 전보다 성숙해진거 같았음.




날 보자마자 그 여자애는




'헤에에엑~' 하는 소리를 내면서 손으로 입을 가렸음.




매우 놀란듯이 보였지.




그리고 눈물 한방울..




난 얼른슬쩍 한손 들면서 '오랜만ㅋ'




그리고 여자애는 '와아 진짜 오랜만이다!'하고 아무렇지도 않게 내 손을 잡아줬어.




그게 좀 쑥스러웠지만 한편으론 달라진게 없다고 생각했어.




그리고 배는 안고프지만 여자애한테 이끌려 들어간 집에서 밥도 같이 먹었어.




밥먹다 여자애 방도 보게됬었는데




(민망하게도 속옷몇개가 있었지만 필사적으로 눈길도 안줬고)




화장대에 전에는 쓰지도 않던 화장품들이 좌르륵.




그리고 세련된옷도 많아진거 같고 방도 제법 여자애의 방이 된거 같아보였음.




여튼 밥도 다 먹고 잠깐 동네에 같이 산책을 갔어.




여자애는 여전히 말많고 활발해서 딱히 대화거리 없이어색한경우도 없었음.




그리고 제일 궁금했던 그동안의 외로움에대해 말을 꺼냈어.




내가 없을동안 여자애는혼자서 이곳에 주욱 살았을줄 알았거든 나는.




그런데 처음엔 여자애도외롭지만 혼자 버텼고, 그러다가 언니와 같이 일하러 다니면서 외로움은 줄었고




친구들도 조금생겼대.




현재는일을그만둔거 같았고.




음..이런 얘기 말고도 여러가지 추억거리를 논했었음.




기분은... 정말 좋았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라는 느낌이 이런거구나 하고 새삼느끼게 되었고




많이변했을거라는 걱정도 말끔히 해소되었다.




그런데 그러다가내 몸에 관해서 말이 나왔는데




내가 운동을 좀 했어서 그때보다는 몸이 좋아졌거든.




여자애가 '어디얼마나쎄진지봐볼까?' 하더니갑자기 매달려서




난 장난끼 돋아서 그대로 매단채로 개돌격.




그런데 내가 좀 오버를 해서 강가에 떨어졌어.




여자애는 안다쳤고 나는 강물에 엄청 젖어서 추워죽는줄 알았어.




그리고 젖은 바지대신에나는 어떻게 구한시골표 몸빼바지 입고 다시 귀환.




여자애는 엄청비웃었다.




뭐 하여튼 그렇게 밤이 됬고 우리 둘은 전처럼 다시그때 그 정자에 있었지.




휴대폰 번호도 교환하고 사진도 몇방찍었음.




여름이라면 정자에서 자기도 했겠지만, 좀 추운 관계로 잘수는 없었어.




대신에 날밤새기로 하고 작정하고 정자 구석에 두명이 쭈그리고 있었지.




그런데 여자애가갑자기 말이 없어지더니 어느새 보니 잠들어 있더라.




전에 말했는지 몰라도 나는 이여자애한테 이성으로서 호감이 없지는 않았다.




아 그렇다고 이쯤에서 이상한 생각을 할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난 그런놈아닐세.




그냥 영화에서나 보던거 따라할라고 슬쩍 어깨에 내 어깨를기대어 봤다.




숨소리가 들렸고 어깨도 미세하게 움직였다.




그냥 어깨인데도 따뜻함이 느껴졌다.




가까이서 얼굴을 보니 전보다 예뻐진듯한 느낌도 들었고.




그러다가 순간 내가 뭔짓을 한거지?




하면서 여자애 집에나 데려다 주려고 깨우려는데




얘가 잠을 깨긴했는데 덜깨서 움직이기가 싫다는거야.




그런데 뭐랄까... 음.. 순간 욕심(?)이 생겨서 업어줄까하고 물어봤어.




내심 기대하고 있었느지만, 바로거절당했고..




여자애는 내가 끈질기게 깨운결과 휘청거리면서 걷는수준.




내가 슬쩍어깨동무하고 부축해주면서 집까지 바래다 주었다.




그리고 난 아버지 친구집까지 와서 잠을 잤다.




다음날.




당연하다는 듯이 우리 둘이정자에서 다시 만났고.




차에 타기 직전까지 여자애가옆에 있어줬다.




그리고 내 기분탓인지여자애는눈시울이 붉어진 모습이었어.




목소리도 떨리는거 보면 울컥한모양인듯.




물론 나도 좀 울컥했고.




다음에도 다시 만나자고 인사하고 부모님과 차를 타고 집으로 왔다.







아 끝으로 이번엔 저번보다는 제법 디테일하게 쓰려고 노력했음.




아무래도 전에 쓴건 오래전일이라 디테일하게 쓸려면 힘들어서 걍 썼었어.







그럼 이만, 쓸데없이 긴거 읽느라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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