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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만화

천조국 사는 20대 중후반 게이다. 간혹 진지하게 댓글 다는 게이들이 있어서 답답한 마음에 싸질러 본다.

여친은 많이는 차이 안나지만 나보다 세살 연상이고 워낙 오래 (10년 이상) 알고 지내왔지만 연인으로 만난지는 1년이 안됐다.

나는 고등학교때 유학와서 상위권 아이비리그 학부 졸업하고 현재 연봉 12만불 받으며 직장 다니고 있다. 친구들 선후배중에는 헤지펀드나 사모펀드 가서 ㅆㅅㅌㅊ로 돈벌며 사는 사람들도 있고 재벌가들도 심심찮게 있어 뭐 나는 그냥 내 능력에 맞게 ㅍㅌㅊ 이상으로 살고 있다고 생각했다.

할아버지는 80년대에 대기업 대표까지 하셨고 아부지도 S그룹 임원 7년 하시고 퇴직하셨다. 아버지 형제들 중에 대기업 임원이 세명이 나왔고 사위 중에 SKY 경영대 교수도 있으시다. 어차피 사업 잘하는 사람들 집에 비하면야 월급쟁이 인생이 경제적으로는 별거 아닐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부족한 것 못느끼고 컸고 평범한 중산층 애로 컸다.

우리 부모님은 어릴때부터 무리해서 유학 보내셨지만 (유학 초기에는 임원이 아니셨음) 단 한번도 너는 무슨무슨 좋은 대학을 가야 된다느니 '사'자 직업을 가져야 한다느니 하는 말씀은 일체 안하셨다. 무리하지 말고 그저 내 수준에 맞는 학교 찾아가서 좋아하는 공부하기를 원하셨지.

부모의 도리는 애를 낳으면 키워서 대학공부까지 시키고 장가를 보내는 순간 끝난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다. 노후가 걱정이신 분들도 아니고. 그 말을 다시 돌려 하자면 딱 학부 학비, 결혼식 외 제반비용 까지만 책임지시면 나머지는 자식이 알아서 하는게 맞다고 누누이 말씀하셨다. 부모님 재산에 눈독들이지 말고 나중에 조금이라도 물려주지 않는다고 해도 원망하지 말아라 날 그렇게 키우셨다.

내 여친은 준재벌은 아니지만 외가나 친가나 다 ㅅㅌㅊ 부자들 집안에 태어나 어릴때부터 예술을 했다. 전형적인 강남부자 아이 처럼 자랐고 - 예중예고 나왔으니 엄마의 정성은 일반 강남엄마 이상이었을거다 - 현재는 대학원 재학중이다. 집은 잘 살지만 계속 학생이었으니 본인이 모아놓은 것도 없고 경제적으로만 따지면 앞으로 장래도 불투명하다고 할 수 있겠다. 

여친 나이도 있고 워낙 둘이 잘 맞고 오래 알아온 사이라 만난지 얼마 안되고 나서부터 결혼 이야기 꺼냈다. 여친도 천조국에서 가족 친지들만 모아 작은 결혼식 하고싶어 했고 우리 둘+우리 부모님 사이에는 혼수, 폐백 이딴 것 없는 결혼 하자고 공감대는 형성되었다. 천조국 결혼은 다이아반지에 남자 결혼반지 정도면 끝이라 나도 마음이 편했지. 여기가 전세 제도가 있는 것도 아니고 내 벌이도 2로 나누어야 하긴 했지만 월세로 집 빌려서 사는데는 문제가 없는 수입이기에 나는 내 소신에 확신을 가졌다. 쓰잘대기없는 혼수 같은 것 땜에 깨지는 결혼을 너무 많이 봐온 부모님은 최대한 상대를 고르는 것부터 내게 다 맡기셨다. 여친의 나이, 직업 이런 것 나에게 단 한번도 흠잡는 이야기 한 적이 없으셨다.

문제는 여자친구 어머니가 처음부터 반대를 하고 나오셨다. 난 어린 마음에 내가 여친 남은 학비도 부담하고 평생 책임지겠다 하면 조금은 기특하게 생각하실 줄 알았다. 단 양가 부모 도움 없이 결혼하고 싶다 (결혼식, 신혼여행 비용 제외) 하니 펄쩍 뛰시는게 눈에 보이는거다. 워낙 사회에 그런 풍조가 팽배해 마냥 김치라 욕만 할건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허락해 주시면 평생 책임지고 행복하게 잘 살겠다 말씀 드렸는데 몇달이 지나도록 씨알도 안먹혔다. 당연히 처음부터 편하게 시작하는 집에 시집가는걸 원하실거다 어느 부모 마음이나 다 그럴거다. 근데 내가 편돌이 하는 것도 아니고 여친이랑 결혼한다고 단칸방에 살아야 하는 것도 아닌데 너무 과하신거다. 지금 내가 우리 집에서 가져오는 뭔가를 보시지 마시고 내 앞날에 기대를 거시면 현재 판단하신 게 잘못된 거라는걸 증명해 보이겠다 말씀도 드렸다. 아직까지도 100% 무엇때문에 반대하시는지 잘은 모른다. 심증만 갈뿐. 표면적인 이유는 연하인 것인데 그게 뭔 대단한 이유가 될까 싶다. 내가 학생도 아니고 기반도 잡아가고 있는데.

우리 집을 별거 아닌 집으로 보셨는지도 모르겠다. 사실 사업하는 집 입장에선 삼성이건 LG건 임원이래봐야 월급쟁이고 삼성전자 일부 임원을 제외하면 연 몇십억씩 벌어들이는 것도 아니니. 사실 몇년전 천조국 모기지가 최저로 떨어져 집을 살까 고민을 한 적이 있다. 우리 집에서 1-2억 보탤테니 방 두개짜리 살거 세개짜리로 사라 그럼 엄마아빠가 자식들 보러 미국 방문 해도 묵기 편하지 않겠냐 하셨었는데 난 그것도 거절했다. (부모님은 한국 거주하심) 만약 나중에 결혼을 하게되면 그게 다 내 와이프한테 부담일거라 생각했다. 아무리 생각이 깨인 사람이라도 이 세상에 공짜는 없다고 생각해왔고 지금도 그렇다.

여친 어머니께도 그런 말씀을 드렸는데 그럼 집이 없으면 시집살이 안해도 되고 집해오면 시집살이가 정당화된다는 말이냐며 다소 불쾌해 하시더라. 물론 시집살이는 우리 부모님이나 나나 다 반대고 하지만 위에 적었다 시피 받은게 있으면 어느정도 불편은 당연히 감수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내가 부모님이던 처가던 받은게 없을때 비로소 쓸데없는 간섭을 다 피할 수 있고 그게 결국 나와 내 아내가 이루는 우리 가정만의 행복을 위한 길이라 생각한다. 우리 부모님도 장가가면 우리 손을 완전 떠났으니 너희들만 잘 사는게 오로지 바라는 것이고 줄게 없으니 받을것도 없다라고 하셨다.

여친은 몇달간 어머니를 설득하다 못해 매일같이 싸웠고 그 좋았던 모녀지간이 나때문에 파탄나는 것 같은 분위기가 이어졌다. 결혼하면 연을 끊겠다는 아니고 식은 참석하겠다 대신 둘이 알아서 잘해봐라 이런 모양새였지. 여친이나 나나 부족함 없이 사랑만 받고 자라왔기에 우리 결혼을 양가 축복없이 해야 할 수도 있다는 사실이 너무 슬프고 충격이었다. 하지만 서로 마음을 다잡고 다독이면서 설득을 못시킬지언정 성인으로서 우리가 한 판단에 대해 이해를 구하고 존중을 해주시도록 하자고 의기투합을 해왔다. 결혼식장도 알아보고 신혼여행도 생각해보고 새로 살게 될 집도 알아보고. 그 와중에도 우리 부모님은 굉장히 불쾌해 하실 줄 알았는데 너희 인생은 너희가 결정하고 반감 갖지 말고 이해를 시켜 드려라 그게 도리다 라고 하시더라.

여친네 사정까지 꼬치꼬치 다 적고 싶진 않지만 그 집 모녀관계가 좀 애틋하긴 하다. 결국에 두손두발 다들고 어머니가 반대하시는 건 밀어붙이지 못하겠다 미안하다 하더라. 난 그간 설득도 많이 했고 모녀관계는 어차피 혈연인데 지금 좀 소원하더라도 우리가 앞으로 잘 살며 행복한 모습 보여드리면 풀리지 않겠냐. 결국 그게 어머니가 바라시는 것 아니냐 했지만 결국 마음이 약해졌나 보더라. 너도 아직 학생이지만 결혼을 앞둔 성인으로서 앞으로 어떻게 하는 것이 결국 너한테 행복할 것인지 어머니가 결정해 주시는게 아니라 너가 결정하는 거라 그렇게 이야기했건만 못하겠단다.

나한테는 정말 좋은 누나였고 좋은 여자였다. 그 누구보다 사랑했고 내 인생의 모든 것을 걸리라 다짐했다. 저 과정을 헤쳐나가는 경험이 앞으로 우리 결혼생활에 좋은 바탕이 될 것이라 이야기했었다. 어려운 일이 닥칠때 부부끼리 의지하고 서로만 믿고 따를때 못이길 게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너가 어떻게 하는지 나는 보고 평가할거고 내가 어떻게 하는지도 평가하라 했었다.

돌아보면 아쉬운건 있다 물론. 우리집이 저런 고매한 생각을 갖었다 해도 그냥 ㅆㅅㅌㅊ 집안이었으면 10억 20억쯤 주는 건 일도 아니었겠지. 나도 그저 김치남 마인드였으면 당당하게 요구했을거다. 상황이 그렇지 못하고 아버지가 워낙 완고하시다. 할아버지 어마어마한 유산도 극히 일부만 받으시고 죄다 할머니, 작은할아버지께 넘겼다. 그 작은할아버지가 형님 유산으로 요즘 여러 대학교, 문화예술 재단 등에 몇억씩 척척 기부하고 다니시는 걸 보면 남은 가족들은 피꺼솟 하는데 우리 아버지는 그게 할아버지 재산이지 우리 재산이냐며 오히려 나무라는 분이시다.

오늘 부모님께 말씀드리고 일어나시자마자 통화를 했다. 상황이 이러이러해서 결혼 못할 것 같습니다. 대답이 참 눈물나더라. "결혼은 당사자 둘만의 일이 아니고 양가 부모의 생각이 많이 작용한다. 그래서 나는 자식들의 결혼이 쉽게 둘만의 생각과 사랑만으로 할 수 있게 부수적인 일들을 없도록 하고픈 생각이다. 맘을 가라앉히고 좀 지켜봐라 결혼은 누구한테나 어려운 일이다. 여친이 나이도 있고 하니 여친이 결정을 하는 거에는 어릴때 연애하듯 울고불고 매달리지 말고 그 뜻을 존중해줘라. 상대방 집안의 입장도 사회가 그러니 마냥 틀리다고만 할 수는 없다. 아버지 친구들도 아버지같이 생각하는 사람들은 거의 없다. 질질끌어 우리 아들 상처만 깊어지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나는 여태까지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연애하고 두 사람이 사랑해 결혼하는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외국살아본 게이들은 다 알겠지만 약혼에서부터 시작해 서양에서는 부모의 의사는 그저 의견일 뿐 자녀들의 결혼 결정에 큰 영향을 끼치지 못한다. 그냥 외국녀 만나라는 건 답은 아닌 것 같다. 하지만 다수의 딸 가진 부모들의 입장이 저러하다면 난 연애결혼이라는 과정에 대해 굉장히 회의감이 든다. 나 가진거 혼자 풍족하게 쓰면서 성욕만 해소하는 여자를 곁에두고 싶진 않다. 진정 내가 사랑하는 구성원들과 가정을 이뤘을때 내가 하는 일에 집중도도 높아지고 긍정적인 시너지가 많을거라 생각한다. 그런데 일련의 과정을 겪어보며 남들 하듯이 조건 맞춰 양가 쉽게 OK하는 결혼이 내 정신건강을 위해 좋은건가 자꾸 흔들린다. 그게 진정 내 행복을 찾아가는 최선의 수단이 아닐텐데...

그릇된 방법으로 자녀의 행복을 바라시는 여친의 어머니가 안타깝고 내가 너무 억울하며 외적인 이유로 떠날 수 밖에 없다는 여친을 너무나도 사랑하기에, 그럼에도 내가 할수 있는게 없기에 익명을 빌려 싸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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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1. 20대 아이비리그 나와 연봉 1억 초중반 받으며 연애하는 천조국 게이.
2. 양가 도움 없이 결혼하겠다는 신념이 너무도 성에 차지 않아 끝까지 반대하신 여친 어머니.
3. 여친 반년간 어머니랑 싸우다 지쳐 결국 결혼 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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