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수 실패해서 우울증 심각하게 온 썰 2

by ㅇㅓㅂㅓㅂㅓ posted Feb 20,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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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편으로써볼라고 했는데 쓰다보니까 좀더 길어질거같은 불길한 예감이든다 ㅂㄷㅂㄷ...




각설하고 바로 시작할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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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남은기간까지 정말 열심히 한눈팔지 않고 열심히 공부했다.




3.1절이 지나고 3.2일 드디어 학원가는 첫날이었지.


갑자기 4시반에 일어난다는게 좀 힘들었지만 학창시절 부모님이 깨우고 깨우려고해도 안일어 나던 시절을 되새기니까


악바리를 가지게 되더라구. 사람이란 생각만 고쳐먹어도 할수 있을거란걸 조금이라도 깨달은 시점이 되었지.


전철역까지 해도뜨지않은 새벽에 걸어가는  첫날의 공기는 정말 상쾌하드라.




도로에 세워진 가로등의 불빛.... 해가 뜨기전에 살짝 밝아진 세상... 아무도 없는 길과 차가운 공기속에서 걸으니까 힐링받는 기분이었고


그 어떤것의 쾌락과도 비교할 수 없는 상쾌함과 신선한 공기였어.




열차를 타니까  힘들게 서울까지 일하러 출근 직장인부터 대학생들, 나와 똑같은 처지의 재수생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열차에 타더라.


저모습을 보니까 이렇게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는데 난 학창시절에 무얼했으며 무슨생각으로 인생을 살아갔는지 속절 없이 후회감만 또 밀려가더라.




순간 내 뺨 한대 후려치면서


'이미 지나간일이니 뭔 개같지도않은 생각질이냐 공부나하자 새끼야"


라는 생각을 하게되었고 단어장 꺼내서 학원가기 전까지 들고다니면서 찌질한 재수생냄새 풍기면서 학원에 갔다.




내반은 중간반이었고(촌에서 왔다느니 정말 열심히 할거다 라는 걸 학원장한테 겁없이 찾아가서 피력하니까  불쌍해보이고 기특해보이기도 했던지 중간반에 넣어주더라 )


다들 학원첫날인지라 긴장감과 고요함이 머무는 가운데 다들 조용히 자기 할거 하드라.


한시간에 55분강의였고 5분쉬는시간이었어 정규 강의는 오후 까지 이어졌고 4시반부터는 자율학습이나 탐구과목 이동학습이었지.




형누나들도 느껴봤겠지만 한끼의 식사를 하더라도 몇천원하는 조미료맛 나는 국물과 싸구려 고기보다 몇만원내고 먹는 비싼 생고기의 맛의 차이 형들도 알잔아?? E마트 피자나 롯데마트 피자먹다가 수제 화덕피자를 먹는 그 맛이란~




진짜 비싼값을 하긴 하더라고, 한달 수강료가 기본 70만원이야. 급식값은 20만원이었고 1분기마다 책값이 10~15만원가까이 나왔지.


나중에 들은 얘기로는 메x 탐구과목강사가 한달에 1000이 넘어간다더군.


아무튼 정말정말 학창시절 영혼없이 듣거나 잠이나 쳐잤던 시간이 많아서 느끼지못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가르치는 방법에서도 선생들마다 클래스 차이가 확연하게 느껴지더라.




진짜 난 비싼돈 주고하는만큼 씹어먹어야 겠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들었고 적어도 같이 수업듣던 다닌지 얼마안된 애들은 그런생각을 하고 있는거 같았어.


정말 형누나들도 느껴봤을거야. 공부해봤다면 누가누가 조금이라도 더 하나 그런 미묘한 긴장감이 흐르는걸 말이야.


물론 감흥없이 쉬는시간에 잘자는 놈들은 어딜가나 존재한다만..ㅋ


난 정말 쉬는시간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공부에 할애하였고 10시에 학원이 종강시간이었는데 막차가 10시였기에;


1시간일찍 9시에 난 집으로 향하는 ITX를 타기위해 용산역에 가야했지.


첫 학원 수업끝난 날을 아직도 잊을 수 없어.


군입대전만해도 그 광경과 감회를 되돌아보기위해 이따금씩 노량진에 가서는 풍경을 혼자 감상하곤했지.




대학교를 가기위해 공부마치고 집가는 고등학생부터 n수생, 그리고 자기꿈에 조금더 다가가기위해 공부하는 경찰,


공무원 준비하는 형누나들과 컵밥이나 간단한 음식으로 거리를 걸으면서 밥을 때우는 사람들이 끝없이 바쁘게 지나가는 진풍경을


노량진 다리위에서 보니까 소름이 돋았고 울컥하는 마음과 함께 부모님생각이 나드라.


'저기 돌아다니는 사람들도 다 나랑 같은 마음이겠지' 라는 생각과함께


날 믿고 노량진으로 보내주신 부모님을 위해서라도 성공하자 라는 생각밖에 나지 않았고 그길로 난 열차를 타고 집에 왔지.


나는 한시간 일찍 학원에서 한달동안 나왔기 때문에 당연히 같이공부하는 반애들에 비해서 공부하는 시간이 부족할거란 생각을 했었고


그 시간에 뒤지지 않기위해 나름대로 열차안에서 가벼운 복습이나 단어를 외우는등의 공부를 했지.




집에 도착하니까 부모님이 그래도 반갑게 맞이해주지 않을까 라는 기대를 했지만 부모님은 차갑게


"왓냐" 한마디 하시고는 바로 주무시러 가시드라.


그래도 난 행복했다. 학원 첫수업날에 불과 했지만 부모님한테 이런 대접이라도 받는거에 감사했고 왔다갔다하는게 힘들지만 이렇게라도 공부할 수 있다는게 정말 행복했었다. 그게 날 정말 꾸준히 열심히 공부할 수 있게 만든 원동력이었거든.


그렇게 학원첫날밤이 지나갔어.




그렇게 하루하루 이렇게 열심히 다니다 보니 선생들 눈에도 들어오기 마련이었고.


또한 나는 반에서도 혼자 강원도 촌놈이었기에 선생들사이에서는 놀림감 1순위였지.


어느날은


"여기 서울놈년들 한번 손들어봐라"


"음 그렇군..."


"이외 촌구석에서 온놈들 관등성명 대바라"


"전라도에서온..... ", "경기도 구리에서온..." "충청도에서온..."등 자기소개가 줄을 잇는 가운데 내 차례가 되었다.




"아..안녕하세요? 강원도 춘천시에서 온...스퍼스라고 합니다."




"오! 니가 그 감자도 닭갈비시에서 왔다는 그놈이냐? 생긴거부터 졷만해가지고 딱봐도 촌때기처럼 생겼다."




선생이 이말하니까 반전체는 웃음바다가 되었고 내얼굴은 빨개져서 귀까지 화끈거렸고


남자애들은 "ㅅㅂ 존나웃겨 ㅋㅋㅋㅋ"하면서 쪼개기에 바빳고


여자애들은  " 쟤 귀랑 얼굴 빨개진거봐 ㅋㅋㅋㅋㅋ 당근이야 당근" 이런 반응부터시작해서


닭갈비 감자 고구모 옥수수 호미 낫 고랭지배추 등등 별의별걸 다들은거 같다.




물론 마음한켠엔 어색어색하면서도 어두운 반분위기를 좀 환하게 만든거같아 내색 기쁘기도 했다.




선생님들이 그렇게 관심을 가져주니 난 정말 감사할따름이었고 선생님들을 쉬지도 못하고 괴롭히는 나날들이 계속되었지.


모르는건 이해할때까지 가서 귀찬게 물어봤고 선생님들은 나를 기특하게 여기셨지.


그렇게 선생님들이 나한테 관심가지니까 같은반 애들도 감자도 닭갈비시에서 온 나에게 호기심과 관심을 보였고


난 웃으면서 애들 관심에 답해줬지.


그렇게 하나둘씩 관심가져주고 하다보니 자연스레 반애들이랑 친해졌지만 선은 그었지.


나에게 주어진 본분은 공부였고 대학밖에 보이지 않았기에 쉬는시간마다 최대한 공부하려고 노력했어


하지만 저녁먹고 쉬는 시간만큼은 반애들이랑 떠들고 매점에서 과자같은걸 사가지고 나누어 먹고 놀면서 쉬는 시간만큼은 화끈하게 쉬었지.




그렇게 하루이틀사흘 몇주가 지났고


재법 친구들도 많아지고 같이 스터디그룹같은걸 결성해서 정말 친했던 친구놈들이랑 공부 열심히 하면서 잘 지냈어.




정말 3월 한달이라는 기간동안 닭갈비시에서 노량진까지 하루에 기껏해야 4시간 정도 되는 잠 자면서 힘들다고 생각한적


단 한번도 없었고 부모님의 보챔없이 휴대폰 알람으로 스스로 일어나는 내자신이 자연스러워졌고


매일 아침마다 맑은 공기에서 걷는 내자신은 항상 해맑고 행복감에 차있엇다.


정말 내자신이 대견스러워 졌고 그만큼 머리에 쌓여가는 지식도 많아졌고 그런 성취감에 공부하는


하루하루가 즐겁기만 할때였다.




그렇게 인생에서 처음으로 공부만 하던 한달이 지나갔고 부모님의 인정을 받아서 결국 학원과 5분거리에 있는 고시원방으로 내 삶의 터를 바꾸게 되었다. 진짜 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고 뇌속에는 그저 긍정밖에 들어 있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