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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만화

묘지에서 알바한 썰

썰은재방 2024.03.07 20:07 조회 수 : 2409

때는 2011 년 여름 나는 집에서 빈둥거리고 있었다
그런 나에게 큰아버지로부터 아르바이트의 제안이 들어왔다
야간알바로 시급 8000 원 업무 내용은 단순 cctv감시+순찰
꿀알바, 그것도 엄청난 꿀알바였다.
알바처가 시골의 산 속이지만 산 아래에 큰아버지의 공장이 있었기에 낮에 직원 휴게실에서 자도 된다고 들어 
나는 꿀딴지를 뺏길세라 자세한 얘기는 듣지않고 기차를 타고 출발했다

저녘 때 쯤 도착한 큰아버지 공장의 직원 식당에서 밥을 먹고있자 아저씨 한분이 들어와 인사를 하셨다 
바로 나의 고용주인 사장님이였다. 
흉터가 가득한 새카만 얼굴에 그뉵그뉵한 분이셨지만 시급8000원의 고용주라 생각하니 
나에겐 장동건으로 보였다

바로 오늘부터 일해야되는데 먼길와서 피곤하지 않겠냐는 말에 
나는 기차에서 내내자서 오히려 말똥말똥하다고 대답했다
트럭을타고 1시간쯤걸려 내가 일할곳에 도착했다
트럭안에서 이런저런 얘기를 했는데 사장님은 수원을 가지고 있는데 
가끔 차까지 끌고와서 훔쳐가는 놈이 있어 그걸 감시하는 것이였다
(나무가 그렇게 비쌀 수 있다는데 충격을 받았다.) 
원래는 산위에 사시는 할아버지가 하셨는데 미국사는 아들보러 가셨다고...알바를 뽑았다는 것이다. 

산속이라 그런지 더 어두웠다 
사장님은 유일한 입구 위를 가리키며 여기 cctv가 있으다고 설명하곤 
이제 감시할곳을 알려주겠다고 하며 수원 옆으로 걸어갔다.

후레쉬를 비추자 길 옆이 드러났다
무덤무덤무덤무덤.......

무덤들이 좌르륵 늘어서 있었다.
산속이라 무덤이 많다고 병신같이 웃으며 말하는 나에게 
사장님은 묘지니까 무덤이 많은게 당연하다고 대답했다

아하! . ..? 

무덤들을 지나쳐 묘지의 한가운데 사당이 서 있었다.
여기 있으면 된다는 말이 이해가 안가 벙쩌있는 나에게
사장님은 자기 종친회 사당이라며 자기가 묘지 관리도 하는겸 쓰고 있다고 했다.
시간마다의 순찰은 묘지도 포함되는거고 냉장고에 있는건 맘대로 먹어도 된다고하며 사장님은 쿨하게 떠났다. 

그렇게 나는 산 속에 누렁이 한 마리와 남겨졌다 

냉장고엔 소주병이 가득했다...기보단 소주밖에 없었다. 

가지고간게 아무것도 없었기 때문에 지직거리는 cctv만을 바라보고있다 첫 순찰을 나갈 시간이 되었다.

후레쉬가 비춰지자 누렁이는 놀자며 헥헠거리며 달려들었다 밥을 얼마나 먹였는지 늑댄줄알았다. 
도둑들면 쫒긴 커녕 같이 놀자고 할 녀석이였다

개산책도 겸해 누렁이를 데리고 가기로 했다(실은 좀 무서웠다)

누렁이와 함께라 그런지 별일없이 끝났다.

다음날 아침에 온 사장님은 별일 없었냐고 물어봤다
나는 아무일도 없었다고 대답했다

잠시 자고 밥먹으러 가는 차 안에서 사장님은 내가 세번째 알바라며 
전 사람들은 무슨 헛것이 나온다며 금방 관뒀다고 했다. 
진짜 아무일 없었는데ㅋ
심심해서 순찰 한번더 돌고 그랬는데 ㅋㅋ 

일주일이 지나고 마지막날 버스정류장까지 태워주며 사장님은 다음에 또 부를테니까 꼭 오라고 하셨다 

너같이 둔한 놈이 해야되는 일이라고 ㅋㅋ

첫날이후 밤새 심심해서 사당안에 병풍 속 한자 해석하고... 
신상(?)들 따라 그리고 무덤 수 세고...누렁이랑 놀았지만 아무일도 없었다.

약간 반전은 도둑 쫒는 개인줄 알았던 누렁이가 귀신 쫒는 개였다는거였다... 
사당인데 귀신 쫒으면 안되는거 아니냐는 나한테 진도개는 똑똑해서 잡귀만 선별해서 쫒는다고ㅋㅋ 그랬다.
근데 백구가 아니라 약빨이 떨어져서 흰둥이 후임으로 누렁이가 온 뒤로 잡귀가 나타난다고...(일해라 누렁이)

그렇게 나의 첫알바이자 꿀알바는 끝났고 4년이 지나 나 지금 다시 그 알바를 하고 있다

시급은6000원으로 떨어졌는데 누렁이가 은퇴하고 누렁이의 새끼인 백구가 취임한 이후...
밤에 별일이 없어서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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