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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만화

학창시절은 남들처럼 열심히 공부했고 좋은 대학 좋은 직장 얻어 행복한 가정을 꿈꾸면서 결혼에 입성.


회사생활 그나마 좀 하던 마누라가 출산과 동시에 엄마 품에서 큰 아이들이 정서적으로 좋기때문에 육아에 전념해야 한다며 외벌이를 강요하더니, 정작 출산후 집에만 있으면서도 가사와 육아가 너무 힘들고 스트레스 받는다며 애는 오전부터 저녁까지 강제 보육 시설행.


외벌이에 처자식 먹여살리느라 허리띠 졸라매며 야근과 접대를 마다하지 않고 '가족을 위해 이정도 쯤이야!' 하는 기쁜 마음으로 피곤함을 잊어가며 일을 하지만 막상 집에 돌아오면 쥐꼬리만한 월급 벌어오면서 퇴근까지 늦게 하냐는 마눌의 잔소리와 면박으로 집안이 조용할 날이 없음.


그나마 일찍 들어온 날 저녁 먹고 피곤한 몸을 소파에 기대 티비라도 볼라치면, 애는 나 혼자 보는 거냐면서 나는 하루종일 애랑 씨름하고 집안 살림하느라 허리필 시간도 없는데 너는 팔자좋게 뉴스나 처보고 앉아있냐? 이 애는 니새끼 아니냐 하면서 또 면박을 주기시작.


집에서 큰 소리나는게 싫어서 마누라 눈치보면서 애랑 좀 놀아주고 하는데 마누라가 설거지를 하면서 '인간적으로 자기가 처먹은거 설거지좀 하면 안되나. 어휴 저걸 남편이라고..' 하는 마누라의 혼잣말아닌 혼잣말을 들어야 함.


설거지를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잠깐 고민 하고 있는데, "아 할거 없으면 쓰레기 봉투나 밖에 내놔 좀! 시키기 전에 집에 할 일이 없는지 뭣 좀 알아서 하면 안돼???" 하는 불호령이 떨어져서 주섬 주섬 쓰레기 봉투 들고 나가서 담배 한대 피면서 하늘을 보고 있자면 기분이 참....


나름대로 눈치보여서 이것저것 도와주고 해도 마누라의 불만거리는 끊임이 없고..이쯤되면 그냥 내 존재 자체가 미워보이는건가 하는 의구심이...


그러다 문득 '아 담배값 진짜 만원으로 오르면 어떡하지. 하루용돈 만원인데....그땐 이 담배도 안녕이겠네...' 마치 오래된 친구를 잃는 듯한 찹찹함이 가슴 한켠에...


점차 마누라의 수영이나 헬스 같은 바깥 활동이 늘기 시작하는데 집에만 있으니까 우울증이 걸릴거 같다는 이야기에 할말을 잃음.

바람 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은 둘째치고 '여자는 집에서 하루에 전화로 몇 시간씩 친구랑 친정 식구들이랑 수다도 떨고, 동네 아줌마나 친구들과 만나서 차마시고 놀기도 하는데 왜 그렇게 다들 우울증에 걸린다고 하는 걸까. 정말 그렇게 힘든걸까. 남자들은 돈도 시간도 없어서 친구들도 잘 못 만나고 그러는데.... 왜 사회는 여자의 우울증이 문제라며 크게 떠들어 주면서 왜 남자들이 사회 생활에서 얻는 스트레스와 우울증엔 관심조차 주지 않을까..남자들 자살이 하루에도 엄청나다던데....' 하는 의문은 들지만 감히 입 밖에 꺼내지는 못함..


얘기를 꺼내봐야 다른 집 남편들은 돈도 잘 버는데다가 퇴근후에 가사와 육아는 전적으로 남편들이 다 책임지기까지 하는데! 하는 이야기가 나올게 뻔하니까.


정해진 용돈에서 최대한 아껴쓰려고 아둥바둥 사는 나 와는 달리, 이번달 카드 명세서를 보니 마눌은 그동안 온갖 맛집이란 맛집은 참 많이도 갔네.... 왜냐고 조심스레 물어봤더니 엄마들 모임이 있는데 교육이나 진학 정보는 그 엄마들 입에서 나오기때문에 같이 어울리지 않으면 아이가 뒤처지니 잘 모르면 잠자코 있으라고 성질을 버럭내서 더이상 이야기가 불가.


나름 직장에서 진급도 하고 월급도 올랐는데 오히려 내 삶의 질은 더 퇴보하고 있다. 월급이 오른 만틈 애 교육 비용으로 지출이 늘어 가는데, 너무 과한 일정이 애한테 부담되지 않겠냐라고 넌즈시 물어보니 "어휴 인간아..모르면 걍 잠자코 있어. 막말로 옆 집애들은 얘보다도 학원 두개씩은 더 가는데! 나도 그만큼 보내고 싶은데 당신이 벌어오는 돈이 꼴랑 이것밖에 안되서 지금 보내는 것 밖에 못보내는 거라고! 나중에 우리애 뒤쳐지면 다 무능한 당신 때문인줄 알아!!" 하는 저주에 찬 독설만이 돌아올 뿐.


난 참 가족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 왜 돌아오는건 항상 비난 뿐인지...나도 참 공부 열심히 했고 남 부끄렇지 않은 좋은 대학에 좋은 회사 들어갔다고 생각했는데..왜 와이프 주변엔 나보다 더 잘난 사람들만 있어서 날 이렇게 초라하게 만드는건지..진짜 우리를 제외한 다른 가정은 모두 그렇게 완벽한건지....항상 남자는 여자와 가족을 위해 희생하라 배워서 그렇게 살았는데.. 과연 내가 정말 옳게 살고 있는건지...


참지 못할 씁쓸함에 베란다 구석에서 담배한대 피고 있자니 와이프가 샷시문을 빼꼼 열고선 "애 있는데 좋은거 가르친다! 하여간 그놈의 담배는 죽어도 못 끊지 ㅉㅉ. 암튼 우리애 나중에 미국에서 학교 보내야 하니까 보험이나 높게 들어놓고 일찍 죽어. 그게 돕는 길이야" 하는데 이게 농담인지 진담인지.... 걍 애써 농담일꺼라 생각하며 "알았어.."하고 대답해줌.


애는 점점 자라고 대가리는 커지는데, 항상 집에서 듣는 이야기라곤 와이프가 나를 욕하고 구박하는 것들 뿐이라.. 이젠 이녀석도 무슨 문제가 생기면 내 탓 부터 하기 시작한다... 이번 성적이 떨어진건 다른 애들처럼 비싼 과외 선생을 쓰지 못하는 무능력한 아빠 탓이라는데, 와이프가 날 비난하고 탓 할때는 그려려니 씁쓸하기만 하던것이, 아이가 날 비난 하기 시작하니 가슴이 정말 찢어지는 것 같이 저며 온다.


나이가 들수록 시간이 빨리 흘러간다. 학창시절때는 1년이 10년 같더니, 나이가 들수록 1년이 하루같이 쏜살같이 지나가는 듯.

슬슬 노후 대비도 해야하건만 요즘은 개나소나 다 유학을 가기때문에 그 애들보다 앞서려면 최소한 고등학교때부터는 유학을 떠나야 한다며 와이프는 매일 조른다. 여기서 빠지지 않는 이야기는 또 주변사람들 이야기. 누구 누구네도 벌써 떠낫다. 얘네반에 한국에 남은 애들이 이제 몇명 없을 정도로 다들 떠나는데 아비가 되서 뭐하는 짓이냐 등등....


결국 승낙은 해주지만 역시 돈 문제다..아무리 계산기를 두드려봐도 잔고가 넉넉치 않으니..

와이프는 자식에 대한 투자이니 결단을 내려라라는 식으로 나를 압박하고 결국 마누라가 원하는대로 그동안 피눈물을 쏟아가며 마련한 나의 유일한 재산인 아파트를 매각하고 난 변두리의 작은 단칸방 전세집을 얻고 그렇게 마누라와 아이는 미국으로 보낸다. 그래... 우리 김 상무도 이랬고 옆 팀 최부장도 마찬가지니..이게 요즘 추세니 어쩔수 없지뭐 하고 스스로 위안을 삼는다.


일단 어느정도 목돈을 쥐워주고 보내서일까 다행이도 와이프와 아이는 낯선 미국에서도 나름대로 좋은 환경에서 살고 있다고 한다. 다만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전화가 오는 횟수가 줄어들 뿐. 뭐 학교 생활때문에 바쁠테니 어쩔수 없지...


난 음식이 서투니 밖에서 저녁을 해결하고는 싶은데 이번달 송금 해줘야 할 돈 액수 맞추려면 아끼고 또 아껴야 할거 같다. 허리띠를 졸라매고 살다보니 저녁한끼 쏘주한잔 같이 하자던 사람들도 점점 주변에서 없어져 간다. 그나마 저녁이 제공되고 또 팀원들과 같이 저녁 식사를 할수 있는 야근이 그렇게 반가울수가 없다. 야근이 없는날엔 아무도 없는 단칸방 구석에서 컵라면으로 연명하며 하루 하루를 보낸다.


그렇게 외롭고 그리웠던 시간이 많이 흘렀다. 이제 조금 있으면 사랑하는 내 가족들과 다시 함께 할 날이 오겠구나 하는 희망을 갖던 차에 날벼락 같은 소식이 전해져 온다... 와이프가 현지에서 좋은 사람을 만났으니 이혼해 달랜다...그사람 덕분에 아이도 빠르게 미국에서 적응할수 있었던 것이고 아이도 그 사람을 아빠처럼 매우 잘 따른단다. 그사람과 결혼하면 미국 국적도 얻을수 있으니 아이 장래를 봤을때, 아이를 진심으로 생각한다면 내가 양보해 줘야 한다고 말도 안되는 이야기를 한다... 분노가 치밀어 올라 전화를 끊었지만 매일이고 같은 전화가 오니 사람이 돌아버릴 지경이다.


이혼만은 절대 해 줄수 없다라고 강경하게 대했던 나를 결국 포기하게 만드는 아이의 전화.
한국에서 아빠와 있었을때는 맨날 싸우기만 했는데, 여기서 그 분과 함께 있는 엄마는 정말 행복해 보인단다. 엄마가 그렇게 웃음이 많은 여자인지 몰랐단다. 엄마가 행복하니 자기도 좋고 거기다 너무 잘해주셔서 본인도 너무 행복하단다.

기가막혀서 서러움에 눈물이 흐르는걸 억치로 참으며 너는 이 아비가 너희를 위해 얼마나 희생을 했는지 정녕 모른단 말이냐 하고 물어보지만


"아빠 저희가 타지에서 힘들어 할때 아빠는 저희에게 뭘 해주셨나요. 저희 곁에서 위로를 해주셨나요 지켜주셨나요. 그저 돈만 부쳐주면 그게 끝이 었나요? 그런데 이 아저씨는 달라요. 항상 저희 곁에있어 주셨어요. 지금 저희는 너무 행복합니다. 이제 그만 엄마를 놔주세요. 잘 지내세요."

그렇게 한강다리로 향해 가는데....




2줄 요약


1. 여자가 하는 행동은 '희생'이라며 불리며 찬양 받고
2. 남자가 하는 행동은 '당연히 가족에 해야할 의무'라 불리며 골수 뽑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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