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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의원 아들 1저자 논란 - 두번째.

제 논문 수정하느라 바빠서 뉴스 따라잡기가 늦습니다. 어제 오늘 여러 새로운 사실들이 나와서 정리해 봅니다. 나경원 의원의 해명에 여러 의문이 드는군요.

1. 논문인가, 포스터인가?

나 의원은 아들 김씨가 논문을 쓴 적이 없고 발표문(포스터)을 썼다고 주장합니다. 그 말도 일리는 있습니다. 학회지에 논문을 제출해서 출판된 것은 아니까요. 하지만 이 포스터는 논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 결과는 전기전자컴퓨터 분야의 저명한 학회에서 포스터 세션에 발표되었습니다. 흔히, 포스터는 시각적 효과를 위해 그림을 강조해서 발표되기도 합니다.

그런데 김씨가 1저자인 포스터를 보니, 제목, 저자, 초록, 연구배경, 실험, 결과, 참고문헌이 제시된 논문 형태라서 의아했습니다.

하지만 IEEE 학회의 규정을 보니 포스터 발표는 1 페이지 논문(paper)을 제출하게 되어 있네요. 보통, 제목과 초록만 제출하면 포스터 발표를 승인하는데, 이 학회의 경우는 1 페이지 짜리 논문을 제출하고 심사과정을 거칩니다. 그 논문이 부실하면 포스터 발표 기회를 못 얻고 탈락되기도 한답니다.

학회의 포스터 가이드라인에도 "1 page paper"라고 되어있고, 김씨의 포스터는 Paper FrFPoT1.15 라는 ID로 표기되어 있습니다. paper는 일반적으로 논문이란 뜻입니다.

즉, 발표된 포스터는 1 페이지짜리 논문입니다. 심사도 거쳤고 연구내용을 논문의 형태로 담고 있습니다. 저널에 수록되는 논문은 아니지만, 영화 포스터 같은 거 생각하시면 안됩니다.

2. 연구주제, 누구의 아이디어인가?

나의원은 미국의 고등학교 학생이라 실험실을 쓸 수 없어서 서울대 윤교수에게 부탁해서 실험실을 사용했다 합니다. 이 말은, 고등학생이 이미 연구주제를 고안했고 실험방법도 구상했고 실험설계도 했는데, 막상 실험을 수행할 실험실이 없어서 실험실을 빌렸다는 뜻으로 들립니다.

이 분야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보면 이 실험주제는 고등학생이 고안해 낼 만한 주제가 아니랍니다. 간단히 말하면 실험내용은 강한 운동을 했을 때 심장이 내보내는 피의 양을 측정하는 겁니다. 초음파 도플러 효과로 피의 속도를 재거나 아니면 피의 부피 변화를 측정하는 기존의 2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그보다 더 간편한 두 가지 방법을 한번 테스트 해 본 것입니다. 즉 논문은 측정법 자체가 주제입니다.

고등학생이 초음파 도플러 측정법이나 피의 부피 변화로 심장의 신호를 측정하는 방법을 이미 알고 있었고, 그런 복잡한 방법 대신에 광용적맥파와 심탄도라는 생체신호를 측정하는 방법을 테스트하고 비교하면 좋겠다는 연구 아이디어를 갖고 있었을까요?

지도교수가 이 아이디어를 주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2014년에 선정된 지도교수의 연구과제가 이 포스터 발표 내용과 비슷하다는 의혹도 제기되었네요. 이 부분은 누군가 사실관계를 밝혀주면 좋겠군요.

물론 똑똑한 고등학생이 이 주제를 파고들어 스스로 이런 연구를 해보겠다는 아이디어를 가졌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나경원 의원이 실험실을 빌렸다는 주장은 바로 그런 가능성을 의미합니다. 사실관계는 지도교수가 밝히면 됩니다. 연구주제를 학생에게 준 것인지? 아니면 학생이 아이디어를 갖고 와서 실험하는 걸 지도교수와 대학원생들이 도와준 것인지.

3. 누가 썼는가?

나 의원은 김씨가 포스터를 다 썼다고 합니다. 분명히 그랬을 겁니다. 컴퓨터 화면을 보고 제목부터 참고문헌까지 모든 문장을 썼을 겁니다.

1저자의 소속도 고등학교가 아닌, 서울대 바이오엔지니어링으로 기재되어 있는데 이것도 본인이 썼을 겁니다. 나의원 말이 맞다면 말입니다^^ (반면 지도교수는 왜 이렇게 잘못 기재되었는지 모르겠다며 대학원생들이 실수한 것 같다고 했네요.)

논문을 쓴다는 의미는 키보드로 글자들을 쳐넣는다는 뜻은 아닙니다. 이 논문에는 두개의 참고문헌이 있습니다. 고등학생이 알고있던 논문일까요? 당연히 도움을 받았겠지요. 본인 스스로 10분 운동하고 자신의 몸의 신호들을 측정했다고 합니다. 2가지의 기존 장비를 다 운용할 수 있었을까요? 혼자 할 수 없는 일이죠. 지도교수가 말한대로 교수와 대학원생들이 도와주었습니다. 얼마나 도와주었을까요? 학생의 기여도는 얼마일까요?

4. 스펙관리

이미 언급했듯이, 저는 고등학생이 1저자가 되는 일은 가능하고 그것 자체를 문제삼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더 격려해야 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생각할 문제는 이 과정이 공정했는가, 특히 조씨의 1저자 논문과 비교해서 더 혹은 덜 공정했는가 입니다.

뉴스를 보니 8월 20일에 나경원 의원은 "고등학생 때 단 2주 인턴 과정으로 의학논문 제1저자로 올려주는 스펙관리, 남의 자식은 안돼도 내 자식은 된다는 결정판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 말을 스스로 적용하면, 단 3주 실험실 인턴 연구로 저명한 국제학회에서 1페이지 논문을 포스터로 발표하고 1저자가 되는 스펙관리, 남의 자식은 안돼도 내 아들은 된다의 결정판입니다. 국민들이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까요?

5. 언론과 검찰

제가 보기엔 조국 장관 딸의 1저자 논란보다 이번 사안이 훨씬 심각한데 언론은 꽤나 조용합니다. 아마도 허위사실은 고소 등으로 강력대응하겠다는 나의원의 발빠른 대응이 효과적인 건지, 기자들이 이제 마녀사냥을 멈추고 냉정해지기로 결단했는지도 모릅니다.

대대적인 수사를 벌인 검찰도 조용합니다. 조국 장관이 이런 수사를 하지 말라고 지시라도 했을지도 모릅니다. 검찰이 갑자기 조심스러워졌을지도 모릅니다.

아는 분에게 부탁해서 실험실을 쓴 것을 특혜라고 말씀들 하시는 것 같은데, 그렇게 읽혀지는 부분이 있다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나의원이 말했답니다. 선출직인 국회의원이 지인에게 부탁해서 성사시킨 일이 이렇게 되어 유감이라면, 대학교수 학부모가 성사시킨 일로 벌어진 일에는 얼마나 더 유감일지 궁금합니다.

어제밤에 글을 올려서 이번 논란으로 우리 사회가 성숙해 지는 길을 찾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램을 피력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조씨의 경우와 너무 비교가 되는 군요. 저는 심히 공정의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첨언,

논문이냐 아니냐는 별 의미없습니다. 오히려, 처음부터 과학경진대회에 나가기 위한 실험을 인맥을 통해서 만들어 냈다면, 그런 기회를 얻지 못한 학생들에 비해 그 자체가 특권이자 특혜일 수 있습니다.

김씨가 아주 공부 잘했다며 열심히 목소리를 높이는 분도 있던데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러나 예일대 같은 아이비리그는 공부만 잘해서는 못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기사항이 있어야 합니다.

심지어, 그 과학경진대회 입상이 예일대 입학 결정에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그런 스펙을 쌓을 수 있다는 사실 자체에 국민이 박탈감을 느끼고 분노합니다.

저도 조씨 1저자 논란을 보면서 사람들의 격한 반응에 놀랐고 그 점을 새롭게 배웠습니다. 아마도 저도 상위 어디쯤 있어서 잘 몰랐겠지요.

훌륭한 엄마로 아들을 교육하고 최대한의 기회를 주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칭찬할 일입니다. 잘 키우셨습니다. 그러나 아예 처음부터 그런 기회를 박탈당한 사람들 앞에서 그리 당당할 수는 없습니다. 뻔뻔하다면 더 문제입니다.

심지어, 대학연구실의 실험과 1저자 결정, 과학경진대회 수상 등 모든 과정에 법적인 문제가 전혀 없다고 해도, 그래도 불공정하다며 박탈감과 분노를 느끼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들 앞에서 미안한 태도를 가져아 합니다. 그것은 바로 한 명의 귀한 아들의 엄마를 넘어, 이 나라를 이끌어 가는 정치인, 그것도 야ˆ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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