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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40대 후반 주부 15년전 아기를 입양했다.

첫만남은 아기가 너무 예뻐서 홀린듯이 바라봤다
남편도 친정도 시댁도 너무 예쁘다며 우리집 식구가 된걸 두팔벌려 환영했다. 우리 가족은 남부러울거 없이 살았다. 교육.의식주.쇼핑 등등. 여기까진 문제없었다

그런데 아이가 중학교 들어가자마자 묘하게 바뀌었다.
교복에서 미묘하게 담배+향수냄새가 나고 언행도 많이 거칠어지고 집에 들어오는 시간이 늦춰졌다.처음엔 사춘기라서 그러겠구나. 내가 잘 보듬어줘야지

나랑 남편은 친부모 못지않게 신경을 썼다. 하지만 학교에선 징계위원회 부모소환 이라고 한4번은 불려갔다. 교내흡연,교권침해,학교폭력등. 아이러니하게도, 경찰서나 법정은 가지않은걸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공식적으로 불려간게 4번이고 대부분은 물건을 손상하거나 갈취로 인해 피해학생 부모에게 전화가 와 큰일로 키우지 않을만큼 합의를 봤다. 근데 이 짓도 이제 지친다.. 대체 왜 이렇게 된 건지 언제부터 이런건지 모르겠다. 남편도 묘하게 지친거같다. 사회생활도 힘든데 어느날은 집에 들어오지 않았다. 몇번을 전화,문자를 해도 연락두절. 미치는줄 알았다 혹시 바람인가.. 알고보니 집에 들어가기싫어 거리를 서성이다 편의점에서 하루를 보냈다고 한다.

그 편의점 알바생에게 물어봤더니 맞다고 하네
나도 남편도 심적으로 정상이 아닌거같아 날잡아서 정신과를 갔다. 우울증. 쉽게 말해 우울증이다.

난 공황장애도 있는거같다. 전화소리,아이 또래 목소리,큰소리.. 밖에서 사람을 보면 어느새 손바닥이 차게 식는다. 자 이제 원인을 생각해보자 . 그건 내 아이였다. 순간 우리 부부 머릿속에서 든 생각은 파양.

하지만 이내 정색했다. 그래 남들 부부도 똑같이 고생한다 우리만 이런 결정을 할 필욘없고 입양했을때 부터 끝까지 책임지고 사랑으로 키우자고 결심했다.

그것도 잠시. 전화가 왔다. 학교다. 사유는 아이가 교내 화장실에서 불법촬영을 했다 순간 머리가 차갑게 식었다.

목이 맥혔다. 우리애는 그럴애가 아닌데.. 친구를 잘못사겼겠지 동조된거겠지. 학교로 가는 동안 머릿속으로 수만가지 생각이 들었다. 징계 위원회가 열리고 강제전학 처분이 내려졌다. 단독으로 4교시가 끝나기 전 여자화장실에 들어가있다가 점심시간에 촬영을 한것이다. 우리가 가정교육을 잘못가르쳤나 무언가 계기가 있었나 끊임없이 아이에게 물어보고 되돌아봐도 자신도 남편도 알수없다. 그렇게나 힘을들였는데.. 결국 내가 혐오하는 부류로 자라났다. 천성이 그런것인지 내가 잘못키운건지.. 우울감이 끝없이 생겨난다. 아무도 만나기 싫고 텅빈 집이 허무하고 폰을 들여다보기 무섭다. 순간 파양이란 단어가 매혹적으로 느껴졌다. 아이만 없으면 될거같다. 친자식도 아닌데 우리 부부가 이렇게 고생할필요 없다. 다 새로 시작하고 싶다. 아이는 자신이 입양되었다는 사실을 모른다. 아는 순간 엇나갈까봐. 파양 당하는 순간 상처받을까봐 오만가지 감정이 들었지만 너무 힘들다.. 다 놔버리고 떠나고싶다. 남편과 상의를 했다. 아이를 파양할지 입양과 파양사실을 알려 기회를 줄지.

사춘기니까.. 지나면 괜찮아 질거야 위로를 받지만 나는..? 난 안괜찮다 아무리 약을 먹어도 상담을 받아도 무기력하고 끊임없이 두통이 몰려온다. 위가 아프다.

그건 남편도 마찬가지랜다. 누가 보고 들으면 욕하겠지.
결국 우리가 참고 견뎌내야하는걸까. 그저 내일이 오지않고 사라져버렸음좋겠다.

이상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나중에 추가된 글

아침에 일어나보니 이렇게나 많은 댓글이 달렸네요.. 조언 감사합니다. 환경,유전에 대한 글이 많은데 환경이라.. 입양을 준비하면서 육아관련 서적,강연 남편과 많이 보고 배웠습니다. 필요할땐 훈육도 하고 매를 든적도 많았지요. 어쩔땐 사랑한단 한마디에 다 잊을만큼 행복하기도 했답니다. 그저 제가 자랐던것처럼 남들이 자란환경처럼 못해주진않았습니다.

아무래도 지금 파양을 한다해서 15년 키운 정 무시할수없겠죠. 저희 부부의 우울함과 연민감,동정과 원망.. 한번에 두가지 이상의 감정이 드는건 정말 복잡한 일입니다.. 셋이 손잡고 상담을 받아보려고 아이에게 조심스레 말을 꺼냈습니다. 이런 자리가 싫은지 거부하더군요. 그리고 고심끝에, 사실을 털어놓았습니다. 전부. 너의 출생과 우리의 상태. 1년동안 시간을 주겠다고 했습니다. 일주일에 두번은 상담 받기, 통금, 전학 간 학교에서 문제 일으키지않기. 약속을 받아내려 했습니다. 아이는 자기 겁주는거라면 기분 더러우니까 하지말라고 하지만 저희는 마음 단단히 먹었습니다.

진짜 내자식이다 하고 1년은 악물고 버티려고합니다.

지금은 심적으로 힘들지만 점점 바뀌는 과정을 보면 좀 달라질까요? 괜히 자존심 세우지말고 1년이라는 유예기간동안 약속을 지켜달라 했습니다. 우린 너를 사랑으로 키웠고 지금도 사랑한다고.. 아무리 생각해도 널 포기하고싶진 않다고 그렇지만 최후의 수단으론 파양을 고려할것이다고. 적잖이 충격을 받긴했는지 셋다 한동안 말이 없었습니다. 바람이나 쐬고 들어오라고 용돈을 쥐어주며 오늘 통금을 지키는지에 따라 판단하겠다 했어요. 많은 공부를 해왔지만 부모는 처음이라 저 잘한거맞나요? 다른 방법이 있었는데 아이에게 크나큰 충격을 안겨준걸까요? 정답은 없겠지만 이게 저희의 최선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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